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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혁 Sep 23. 2024

첫눈에 반한 적이 있나요? ( 4 )

기다림

그녀와 조금씩 몸이 닿기 시작했다 -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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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주체할 수 없는 이 떨림

감성주점의 웅장한 음악소리에 심장이 떨리는 건지

그녀 때문에 심장이 떨리는 건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어느 순간 음악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가고

도혁의 정신은 온통 그녀와 몸이 닿는 느낌만이 남아있었다

머릿속은 하얘지고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몰랐다

다만 단 한 가지 확실했던 건 그녀에게 몸을 돌려

같이 춤을 출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도혁은 이성과 함께 춤을 춰 본 적도 없을뿐더러,

심각한 몸치였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조차 없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춤을 추다가도 그녀와 몸이 닿을 때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몸이 움츠러들었다


힐끗힐끗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는 정도의 용기는 내보았다

그녀들도 우리들의 춤이 재미있었는지 같이 따라 추고 있었고

친구들과 눈이 마주친 도혁은

눈빛만으로 " 이건 호감이 있다는 표현이야 "라고 사인을 보냈고

친구들도 그 응답에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먼산을 바라보며 더욱 경렬 하게 춤을 추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그녀들과의 대화나,

같이 모여 그룹으로 춤을 추진 못했고

그 상태에서 아쉽게도 댄스타임이 끝이 났다

춤을 추기 위해 스테이지로 나갔던 발걸음보다

훨씬 가볍고 기분 좋게 다시 자리로 돌아왔고

그들은 누구 하나 먼저랄 거 없이 신나서 얘기했다


"야 야 야 봤어?! 이거 뭐야?"


"봤어 봤어 우리가 추는 춤 따라 추던데?!"


그렇게 그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합석하자고 얘기를 꺼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런 경우가 셋 다 처음인지라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고

결국 다음 댄스타임에도 같은 상황일 때

도혁이 합석하자고 얘기를 하겠다 약속하였다


그렇게 BJ타임이 시작되고

90년대 00년대 노래 맞추기, 간단한 퀴즈 등

상품으로 안주가 걸린 간단한 게임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상품을 타서 저기 테이블에 주는 거 어때?"

한 친구가 얘기했다

"좋은 생각인데?! 한번 해보자!"

그렇게 의지를 투합해 그들은 게임에 참여했다

학창 시절 발표라면 치를 떨던 그들이

"여기요!!! " "여기요!!!! "

정답이든 아니든 그들에겐 상관없었다

어떻게든 한 문제라도 맞혀서 그녀들에게

상품을 주어 호감을 표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우리의 테이블은 스테이지에서 꽤나 먼 곳이었고

그녀들의 테이블은 스테이지와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테이블을 보려면

몸을 우리 쪽으로 돌려제대로 수 있었는데

그녀들이 몸을 우리 쪽으로 완전히 틀어

열심히 게임에 참여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그녀들이 좋아하며 웃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들을 보며 우리도 같이 좋아했다


게임을 참으로 열심히 참여했건만

끝내 그들은 한차례도 상품을 타지 못했다

하지만 상품보다 값진 그녀들의 웃음을 얻었으니

그들에게는 더 이상 상품 따위 아쉽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댄스타임을 시작한다는 BJ의 외침과 함께

처음과는 다르게 아주 당당한 발걸음으로

전 타임과 같은 장소에서 자리를 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들이 스테이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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