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적이 있나요? ( 8 )
이런 지각이다!!
그녀에게 연락처를 받은 후 도혁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친구들과 감성주점에서 나온 것이었다
더 이상 있어야 할 필요성도 못 느꼈고
친구들에게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곤 모텔로 들어가
그녀에게 어떻게 연락처를 받았는지 자랑하기 시작했다
당장 그녀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었지만
시간도 많이 늦었고 실례일 것 같아 꾹 참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그녀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문자를 보냈다
아주 긴 내용의 문자였는데
결론적으로는 연락을 이어가도 괜찮겠냐는 문자였다
문자를 보내놓고 친구들과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순간에도
핸드폰을 보고
점심에 미리 예약을 해둔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도
핸드폰을 보고
그녀의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1시간.. 2시간.. 3시간..
그녀에겐 답장이 오지 않았다
' 영화가 끝났을 때는 답장이 와 있겠지? '
확신을 갖고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시작도 하기 전에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다 보니 연거푸 팝곤만 입에 넣다가 영화가 끝나버렸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보았지만
그녀에게선 답장이 오지 않았다
분명 오전에 보냈는데 이제 시간은 오후 2시를 넘어갔다
' 하....... 뭐야... '
실망감을 가득 안고 창원에서 숙소로 돌아갔다
핸드폰을 침대에 버리듯이 툭 던져놓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정말 청량한 알림음이 울렸다
' 띠링 '
바지를 채 벗지도 못하고 침대로 달려가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의 답장이었다
그 문자의 내용은 아직도 기억하는데
아주 간결하게 딱 한 마디만 왔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
....... 무려 6시간 만에 온 답장이 "네" 라니..
' 나도 답장을 조금 늦게 해야 하나? ' 싶었지만
이미 3번의 거절을 당했던지라 자존심 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 후에도 그녀의 답장은 짧으면 3시간 길면 다음날에 왔다
그래도 도혁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에게 계속 호감을 표했다
그 효과가 있었는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는 그녀에게서 답장이 바로 오기도 하고
길어도 1시간이 넘지 않는 빈도로 답장이 오기 시작했다
연락을 시작한 지 2주 정도가 흘렀을 때쯤
드디어 그녀에게서 만나자는 얘기가 나왔다
장소는 김해에 있는 유가네.
그녀를 만나는 당일 비가 오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일이 늦게 끝나 김해까지 가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래도 정말 빠르게 준비해서 그녀에게 출발했다
어떻게든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달려왔건만
김해 초입 톨게이트를 지나오면서 그녀에게 문자가 왔다
" 오빠.. 왜 안 오세요..? "
" 지금 가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ㅠㅠ "
초행길에 비까지 왔으니 시간은 더 늦어졌고
전화번호를 받고 처음 만나는 설렘보다는
기다리게 한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그래도 여차저차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 안녕하세요 "
마음에 든 이성과 만나는 이 두근거림
그녀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