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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혁 Nov 18. 2024

첫눈에 반한 적이 있나요? ( 11 )

뭐라고...?


주체할 수 없는 이 떨림


" 나랑 연애 한번 해볼래? "


순간의 정적과 함께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이 멈춘 것 마냥 남자의 눈에는 그녀가,

그녀의 눈에는 도혁만이 보였다

고백의 말과 함께 참고 있던 숨이 나오는 순간

도혁에 눈에 그녀의 입술이 보였다

그 앵두 같은 입술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도혁에게 말했다


" 응 좋아 "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남자는 자연스레

그녀의 얼굴에 살포시 손을 얹고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그 앵두 같은 입술에 도혁의 입술이 닿는 순간

종이 울렸다고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한 도파민과 함께 기분 좋은 떨림이 찾아왔다


어린 시절 이제 막 핸드폰이 생기고 문자를 주고받았을 땐

실제로 만나서 고백하는 일은 드물었다

문자로 고백을 하고 문자로 이별통보를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고 차츰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었을 때도

카톡이라는 매개체로 소통을 다 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얼굴을 보며 고백하는 게 이렇게 용기가 필요하고

긴장되고 떨리는 건지 도혁은 그때서야 알았다


그녀와 입을 맞추곤 재빨리 그녀에게 말했다


"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


도망가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 화장실로 향했고

거울을 보며 환한 미소와 함께 뜨거워진 얼굴이 느껴졌다


그날의 그 날씨는 너무나도 좋았고

다시 그녀에게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처음으로 그녀와 손을 잡고 걸었으며

처음으로 그녀와 연인사이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그녀는 김해에 살고 있었고

도혁은 창녕에 살고 있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선 1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했지만

그 1시간마저 도혁에겐 기분 좋은 일이었다

밤낮으로 공부를 하는 그녀이기에

평일엔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한정적이었지만

단 30분이라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혁은 고민 없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렇게 마냥 행복한 날만 있을 줄만 알았다


어느덧 사귄 지 50일째가 되던 날

그녀에게서 카톡이 왔다


" 오빠.... 나 생리를 안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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