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동료와의 갈등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캐나다 유치원 면접 때 매니저가 물었다.
"저는 갈등이 있기 전에 미리미리 대화로 풀겠습니다. 서로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거고 팀워크가 중요하니까요."
개뿔.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던데 아 오늘도 참아야지. 피지도 않는 담배생각이 난다. 쟤는 왜 저 모양일까. 아침에도 그랬다. "나 애플 알레르기가 있어. 오늘 간식이 애플이던데 네가 애들 사과 먹이고 테이블이랑 의자도 닦아놔. 물론 애들 손도 잘 씻기고."
손가락으로 까닥까닥 작업지시를 한다. 아니 팅커벨이야 뭐야. 아니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그래 알러지니까 어쩔 수 없지.
"그래 알았어."
"참, 나 금붕어 알레르기도 있어. 한 달에 한번 어항을 청소하는데 오늘이 그날이야. 네가 어항청소도 해줘."
저 금붕어 자식. 금붕어를 키우자고 한건 당신이었잖아요. 화가 밀려온다. 아니 안돼. 참아야지. 그래 심호흡을 하자.
애니띵 엘스? 뭐 다른 건 없니? 최대한 공손하게 더러운 기분이 티 안 나게 묻는다. 설마 없겠지.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
아 맞다. 나 먼지 알레르기도 있어. 그래서 내가 빗자루질을 못해.
아아아아아아악 이 c 발.... 아. 참자. 아니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내가 니 호구로 보이니? 아니 이런 애랑 어떻게 같이 일을 해요. 차라리 얘를 빼고 저 혼자 일할게요. 뿌엥.
내가 열심히 아이들에게 사과를 먹이고 테이블을 닦고 바닥을 쓸고 어항을 가는 동안 걔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고맙다며 내가 스위트하다며 자기도 돕고 싶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세상 불쌍한 표정을 하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쟤 한 대 치고 캐나다를 뜰까? 한국 유치원에서도 저 정도 삐리리는 못 만난 거 같은데. 한마디 하고 싶다. 강하게
난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유 알 베리 웰컴.
미친. 집에 와서 이불킥을 했다. 웰컴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왜 말을 못 해. 왜 맨날 나만 일을 더 많이 하냐고 너는 백인이고 나는 아시안이라서 그러냐고 왜 말을 못 해. 이런. 내가 진짜 그놈의 영주권만 나오면 당장 사표 내고 너 머리채 잡고 한판 뜬다. 이 가시나야. 애플 알레르기? 먼지 알레르기? 피시 알레르기? 진짜 웃기지도 않아. 난 너때매 백인 알레르기가 생길 판이여.
그날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