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했던 마음의 색
안녕은 이별의 말이 아니었다
나는 늘 내 마음속 감정들이
왜 이토록 말로 표현되지 않는지 궁금했다.
내 안에는 단어로는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이 넘쳐났고, 그것들은 이름 없이 뒤엉킨 채 나를 맴돌았다.
수많은 감정들이 가진 색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나는 오래도록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 감정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
어쩌면 오래전부터
내 안에 엉킨 감정을 풀어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었는지 모른다.
그림과 글을 통해
나는 엉킨 감정의 매듭과 끊어진 마음
숨겨둔 상처의 조각들을
천천히 다시 맞춰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혼란과 아픔의 조각들 사이로
조용히 다가온 말이 있었다.
‘안녕’.
따뜻하면서도 서늘했고
자꾸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
그때부터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말 없이 건네는 작은 손짓 하나가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나 자신을 보았다.
침묵 속에서 가만히 기다리며
아무 말 없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나를.
나는 이제 함께 앉아
나의 마음속 색을 가만히 기다린다.
'안녕은 이별의 말이 아니었다.
당신을 사랑했던 모든 마음의 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