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
- 돌멩이 -
가슴 속 널따랗게 솟은 바위에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여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고 걸었다. 멀리로, 멀리로.
그러자 바위는 조금씩 흐르던 시간에 깎여 무뎌지고, 부서지고, 작아진다.
남자는 멀어져가는 여자가, 작아져가는 바위가 아팠다. 그리고 점점 줄어가는 바위를 보며 남자가 중얼거렸다.
무서워.
널 잊었든, 우리 주고받은 사랑을 잊었든, 그 순간들을 잊었든, 네가 있던 자리가 고운 바람에 덮여 더는 아프지 않게 될까봐. 정말, 정말 다 잊고 괜찮아질까봐. 난, 괜찮아지고 싶지 않았는데.
남자가 다시 바위를 쳐다봤을 때, 커다란 바위는 온데간데없고, 다만 돌멩이 몇 개가 흩어져 있을 뿐이었다. 아주 희미하고 사소한 돌멩이들 몇 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