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내가 주고받은 카톡에는 일상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 내용들 속에 들려주고픈 좋은 글귀나 영상들도 많은 편이다. 얼마전 남편이 지방으로 출장 가던 중 내게 보낸 "유재석도 눈물 나게 한 전화 한 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고 나도 함께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던 따뜻한 내용을 글로 옮겨본다.
영상 내용은 이미 몇 년전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유퀴즈'였고, 시민 남자분 한분이 출연해 대화를 이어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본인은 서울토박이인데 아내와 함께 서울에서 한지공예 일을 몇 년을 하며 거의 쉬지 않고 일했으나 세 들어 있던 건물이 팔리게 되면서 쫓겨나게 되었고 서울을 떠나 어쩌다 춘천에 정착하며 제빵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의 소박한 꿈은 그저 '주 5일 근무'
이유는 7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라는 것. 덧붙여 퀴즈를 맞혀서 100만 원 상금을 타면 어디에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결혼 10주년 기념선물로 아내에게 다 주고 싶다."라는 답을 했다.
그 언급을 하던 절묘한 타이밍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고, 유재석은 수화기 너머 그의 아내에게 서론의 언급과 상금을 타면 아내에게 다 주겠다는 남편의 대답을 웃으며 고스란히 전했다.
유재석의 언급에 수화기 너머의 아내의 대답은 몇 초간의 정적이었다. 진행자들의 당황한 모습이 나오던 찰나에 나지막이 아내의 흐느끼는 소리가 방송에 고스란히 탔다.
[tvn 유퀴즈]
잠시 감정을 추스르며 아내는 이렇게 언급했다. 살면서 참 많이 힘들었지만 남편이 이해해 주고 도와줘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늘 자기 거는 하나도 안 하고 나한테만 늘 다 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담담히 듣고 있는 남편 분 옆으로 진행자 두 분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어떤 환경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에 시청하는 모든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부부간의 정을 함께 엿보는 순간이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퀴즈 문제 맞히는 타임을 함께 응원하며 숨죽여 보았고, 시청자 대부분이 바랬을 대로 그는 100만 원을 쥘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남편은 아내의 손에 그 상금을 쥐어 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짐작이 간다.
그 100만 원이라는 상금이 아내에게 쥐어졌다 하더라도 그 쓰임은 또다시 남편을 향해 있을 것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