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탈주
<문득-1>
동무 이창우가 만들어 준 ‘끝없는 탈주(脫走)’가 나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모 비평가께서는 ‘저렴해’ 보인다 하셨지만 저는 너무 좋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좋다 생각되거든요. 저는 그 어떤 예술작품도 ‘신주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진도 그렇지만 가령 ‘시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읽히다가도 혹은 읽히지 않다가도 다른 용도로 다양하게 쓰여 져야 할 겁니다.
‘끝없는 탈주’를 가훈(家訓)으로 삼을까 하는데 아직 어린 자식들이 우릴 두고 떠나버릴까 바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할 수 없지요. 하지만 탈주는 반드시 ‘몸’이 떠나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늘 기존의 것들을 의심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을 하는 것이니까요. 사실 ‘자연선택’이야말로 지구를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연(선택)이 고체적 환경이 되어 생명에게 일방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결을 따라 ‘유영(遊泳)’한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므로 ‘끝없는 탈주’는 ‘끝없이 유영’하자는 것이고, 즐겁게 살다 가자는 뜻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