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생 현역 이시형 작가님 북토크를 다녀와서

by 범준쌤

이번 주 수요일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다녀왔다. 인근에 약속이 있으면 어김없이 들리는 장소이자,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시형 작가님의 북토크를 듣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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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지하철을 탈 때는 꼭 돈을 낸다. 여전히 당당한 현역이기 때문이다.


이시형 작가님의 책 <어른답게 삽시다>에서 만났던 인상 깊은 문장이다. 강렬하게 다가왔기에 내 마음속에 계속해서 남아 있던 문장이었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실제로 꼭 뵙고 싶었다. 그리고 1934년생, 올해 93세가 되신 작가님을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실제로 북토크나 강연,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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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역시 현역이었다. 목소리에는 생기와 에너지가 넘쳤다. 그리고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농담과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청중들을 몰입시켰다. 90대에도 이렇게 강연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일하고 싶은 나로서는 너무나도 부러운 분이었다.


북토크에서 하셨던 말씀 중에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특히 본인의 '디스크'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허리디스크로 인해 오래 앉을 수도 없고, 설 수도 없기에 무리할 수 없고 자신의 건강을 챙길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오히려 그렇기에 '디스크'는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라 표현했다. 우리 각자는 스트레스를 받는 그 무언가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을 '인생의 양념'으로 여기고 삶을 산다면 잘 살 수 있다는 맥락으로 말하셨다.


북토크의 책도 허리디스크 요양 중 15일 동안 쓴 책이라고 하니, 의사로서 살던 삶에서 작가로의 삶으로 확장해 준 것은 '허리디스크'로 인해 생긴 시간 덕분이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그 사람에게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만들고, 그 선택들이 모여 삶이 다양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또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느리지만 성실한 진정이 가장 강하다"였다. 지금부터 한 걸음만 더 '용기'있게 나아가라는 그 말은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였지만, 93세 현역인 분이 말하니 무게감이 다르게 들렸다. 역시 말은 어떤 삶을 살아온 이가 하는지에 따라서 그 밀도가 다르다.


내가 90대가 되었을 때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되었을까. 그리고 그때의 나는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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