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준쌤 Sep 04. 2022

나를 위한 너그러움과 숨 쉴 틈

실패를 경영하는 법 [구본형 칼럼]

실패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실패는 움츠리게 하고 초라하게 하고 모욕을 감수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가 없이 빛나는 성공 또한 드물다. 살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실패도 없었다면 그 사람은 대체로 대단한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다.   새로운 일을 별로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 연속적인 성공을 만들어 왔다면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 또한 염려한다.   왜냐하면 늘 성공해온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반드시 실패가 찾아올 것이고 그때 실패가 뻗는 주먹에 대항할 맷집이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이 빛나기 위해서는 실패 또한 반드시 제 몫을 하게 되는 것이 성공과 실패의 상관관계다.   야구선수가 밥만 먹고 공을 쳐도 삼 할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3개의 공 중에서 두 개를 놓치고 겨우 한 개를 때려낸다는 것인데도 말이다.


  실패를 경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실패를 피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또한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실패에 대한 용기'라고 부른다.   실패 경영의 첫걸음은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그러다 운 좋게 성공하는 것이 인생의 일반적 조건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도 실패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실패가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일 때 실패를 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실패를 권장하는 조직 속에 있다면 행운이다. 가장 성공적인 기업인 구글의 위대함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직원에게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권장하는 데 있다.   "인재들이 구글에 오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에게 세상을 바꿀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창업 당시부터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했던 구글의 창립자 페이지와 브린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10년 내지 15년은 연구할 문제를 찾게 한다. 그래야 그것이 세상을 바꿀 혁신이 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실패는 일상이다. 구글의 최초의 여성 연구원인 마이어는 구글의 연구 중 80%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구글의 성공이 실패 속에서 꽃 핀 것처럼 인간의 성공 역시 실패 속에서 꽃 핀다.   미래를 창조하려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실패의 리스크를 자신의 인생 안으로 끌어들여 성공의 길에 이르는 새로운 길을 찾아내야 한다. 실패란 결국 성공에 이르는 수업료며 모험에 참가한 대가인 것이다.  실패가 허락되는 조직 속에 있다면 마음대로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즐겨라. 그리하여 창의적 열정으로 삶을 채워라.


  그러나 만일 실패를 권장하지 않는 조직 속에서 산다면 개인이 스스로에게 실패의 기회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때는 스스로 실수하거나 실패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리스크가 큰 일들은 피해 가거나 탈이 나지 않도록 검증되고 안전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평범한 인물로 자신을 몰아가는 세속의 처세술을 익히게 될지도 모른다.   평범한 사람의 정의는 간단하다. 과거가 만든 길을 따라 복종과 근면으로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현재의 사회는 평범한 이 사람들에 의해 유지된다. 그러나 이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바뀌거나 나아지지는 않는다.


  만일 실패가 권장되지 않는 조직 속에 살더라도 특별한 성공을 만들어 내고 싶다면 실패를 경영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험실의 연구자처럼 실패를 즐길 수는 없다. 그러나 실패를 성공으로 가는 배움과 과정으로 활용할 수는 있다. 

  실패 경영의 첫 번 째 법칙은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연구하여 준비하는 과정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준비는 실수를 줄이고, 치명적 실패를 완화시킨다. 실패하는 사람은 먼저 싸움을 벌이지만 승리하는 사람들은 먼저 이겨놓을 조건을 갖춘 후에 싸움을 시작한다.   

 두 번째 법칙은 실수를 줄이려면 반드시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라는 것이다. 이때는 크게 생각하되 작게 시작하여 규모를 빨리 늘려가야 한다. 그러면 실행에 따른 위험을 줄이되 그 결과를 현실에 빨리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세 번째 법칙은 실패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라고 부른다. 성장이란 결국 실패와 함께 삶을 익혀가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은 바보다. 실패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 법칙이 가장 중요하다.  실패해도 일어나 계속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했을 때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는 패배자로 끝나게 된다. 리더십의 용어에 트리핑 포인트(tripping point)라는 단어가 있다. 인생을 살다 엉덩방아를 찢는 순간 '아차 실수했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때가 있게 마련이다. 이때 일어나 계속 가야 한다. 실패의 긍정성은 차원이 다른 실패를 통해 조금씩 성공의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마침내 성공에 이르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성장이란 결국 실패와 함께 삶을 익혀가는 것이다.


 길을 걷다 보면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수도 있으며 실패도 있다. 때로는 멈춤의 시간도 필요하다. 숨 쉴 틈일 찾아내고 내면의 소리와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간도 있다. 때로는 유턴을 해야 할 때도, 좌회전으로, 우회전으로 가야 할 때도 있으며 길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아 보일 때도 있다. 그것은 길을 걷는 자의 숙명이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그리고 성공이 끝인 것도 아니다. 성공을 위한 길이라기보다는 그 길 자체가 우리에게 보상이자, 선물인 것이다. 


 실패를 겪다 보면 맷집도 키워지고, 근육도 붙는다. 그리고 그다음 실패에는 조금 더 유연하게, 너그럽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힘든 시간이다. 자기 자책을 할 때도 있고, 무력감과 무기력함만이 내게 남은 것만 같은 순간도 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그 시간에 끝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끝이 있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의 힘든 시간도, 시기도 끝이 있다. 그래서 그 길을 걷고 있는 스스로를 북돋아줄 수 있는 자신만의 숨 쉴 틈과 시간, 공간이 필요하다. 


 실패해도 일어나 용기를 내서 계속 걸어가기 위해서는 실패했을 때 그 자리에 주저앉는 스스로를 수용하고 돌봐줘야 한다. 패배자로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것이다. 고립된 섬처럼 느껴질 때, 세상과 사람들과 아무런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그 거지 같은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자기 친절과 자기 돌봄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때 일어나서 다시 걸어보자는 다짐과 의지는 오히려 스스로를 늪에 빠지는 상황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늪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을 때, 뭔가 에너지가 없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불편할 때 나의 반짝이는 문장을 내게 들려준다. 책을 읽다가 모아놓았던 그 문장들은 내게 말을 건네준다. 



유명한 투우사가 말했다. '겁이 없어서 황소와 싸운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겁이 나서 황소와 싸우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겁이 나는데도 황소와 싸우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중략)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일은 당신에게 왜소한 일이라는 뜻이다.
- 보도 섀퍼, <돈> 


글렌은 회상한다.
"왠지 그 전화를 받았을 때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알코올 중독자에다가 우울증 환자로 세상을 저주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일들을, 그래서 얼마나 비뚤어진 길을 비틀대며 걸어왔는지를.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말이다. 나는 모든 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각본이 있고 완벽한 타이밍으로 제작되는 세상에서 자랐다. 그래서 모두가 그런 시스템에 익숙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날 나는 사람들은 진정한 것, 날 것, 솔직한 것에 굶주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실한 모습을 보이면 누군가는 반드시 받아준다는 것을 알고 나자 인생이 또 한 번 바뀌었다.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당신의 진짜 모습으로 실패하거나 성공하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라. 당신이 뭘 하든, 당신의 진정한 모습만으로 늘 충분할 것이다."
-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이 문장들을 보면 에너지가 조금씩 차오름을 느낀다. 그리고 일상에서 이 문장처럼 아주 작게 행동해본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맡은 강연을 잘 소화해내거나 조금은 다르게 강연을 해본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는 나를 봤을 때 자기를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이 또 올라오고 있구나'하며 나를 관찰하고 바라본다.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와 시도가 나를 조금씩 충전하게 만든다. 


  이는 나처럼 책을 읽고 문장을 수집해 들여다보는 것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치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듯 생각나는 대로 타자를 치거나, 노트에 연필로 글을 휘갈겨 쓰는 모닝 페이지일 수 있다. 이 행동들은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만들게 되고, 자기 자책을 하는 나 자신도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는 틈을 확보할 수 있다. 

 

 실패를 품다 보면 어느새 그 실패의 해답을 지니게 되리라 믿는다. 실패를 덮고, 회피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지만 이를 마주해야 할 때도 있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르는 유일한 길이자, 성장을 향한 발걸음이 아닐까.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끝은 시작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