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하는 삶
고양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햇볕이 특별해진다.
야외에서 생활하던 야생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할 수록 우리의 집고양이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햇살의 길이와 각도, 심지어 강도까지도 민감하게 느껴졌다. 계절별로 어느 방향의 창문이 우리 고양이에게 필요할까? 빛이 없다면 고양이도 우울증에 걸릴까? 만약 너무 강한 자외선은 고양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오늘은 우리 집 고양이 새벽이와 함께 지내면서 찾아보고 깨달은, 공간별 햇볕의 매력과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소품들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우리집 거실은 남향이라 하루 종일 일정한 햇볕이 충분히 확보된다. 한국의 전통적인 '남향 선호' 덕에 대부분의 주택이 비슷한 구조일 것이다. 이렇게 볕이 잘 드는 환경은 고양이가 하루 내내 자유롭게 이동하며 원하는 시간에 볕을 즐길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 된다.
베란다 확장형 거실으로 남향의 큰 창 앞에 캣폴을 설치했다. 겨울이 되어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긴 햇살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오는데, 천장 높이의 2/3 지점에 설치한 투명 해먹이 깊숙한 햇볕을 받기에 딱 적합한 위치였다. 설치한 첫날부터 새벽이는 투명 해먹을 애착 장소로 삼았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며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남향의 좋은 볕이라도 신경 쓸 점은 있다. 강한 자외선이 고양이의 피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흰 털을 가진 고양이는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자외선에 더 민감하고, 과도한 노출 시 피부염이나 피부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선크림을 바를 수도 없으니, 계절에 따라 얇고 밝은 컬러의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활용하여 빛의 강도를 부드럽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천 제품
캣폴 또는 캣타워 (다양한 높이로 볕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음)
창문형 선반
작은 러그 (부드럽고 포근한 소재)
밝은 컬러의 린넨 커튼 또는 블라인드
내 방은 북향이면서 약간 서쪽으로 기울어 있다. 여름조차도 오후 늦게야 겨우 직사광선이 들어오니,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북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하기엔 충분히 밝고, 간접적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 덕분에 오히려 편안하다. 커튼조차 거의 필요 없으니 암막커튼을 설치할 일이 없어졌다.(오히려 좋아?) 이 덕분에 새벽이는 나와 함께 '박명(薄明)'이라는, 낮지도 밤도 아닌 부드러운 빛 속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겨울 오후 4시쯤, 방으로 귀한 직사광선이 들어온다. 해질무렵의 주황색 햇살을 골드아워라 하는데, 이 짧은 순간을 활용하기 위해 창문에 흡착형 해먹을 설치했다. 새벽이는 해가 지기 직전에 금색으로 물든 햇볕이 얼굴 위로 떨어질 때쯤 눈을 뜬다. 곧 햇볕의 열기가 유리창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새벽이는 이 짧은 시간의 햇볕을 놓치지 않고 만끽한다. 내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 새벽이는 창문에 기대어 북향 방의 소중한 겨울 햇볕을 즐기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추천 제품
창문 부착형 흡착 해먹
부드러운 소재의 쿠션 또는 담요
창문 부착형 켓워크 or 선반
아늑한 고양이 침대
창문 부착형 해먹은 알리에서 구매, 포근한 까만 담요는 사인클 무릎담요. 내 최애 굿즈를 고양이에게 양보했다.
오전 (동향)
아침 6~11시 사이 따뜻한 직사광선이 방을 비추어 고양이가 몸을 데우며 편안히 아침잠을 즐기기에 완벽한 시간이다. 고양이들은 비타민 D 합성과 체온 유지를 위해 일정량의 햇볕을 필요로 하며, 아침 일광욕은 고양이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보다 하루를 먼저 시작하는 고양이를 위해 창문 아래 작은 러그나 해먹을 마련해 주면 좋다.
창가앞 낮은 캣타워
창가 설치형 선반
활동적인 아침을 위한 터널형 숨숨집
오후 (서향)
오후 2~6시는 사람도 고양이도 한창 바쁜 시간이다.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고양이가 낮잠과 휴식을 취하는 데 최적이며, 이는 고양이의 생체리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 시간대의 햇볕은 조금 강할 수 있으므로 얇은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적절히 활용하여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얇은 소재의 반투명 커튼
다목적 원목 캣타워
아늑한 고양이 침대
창가 전용 고양이 방석
참고자료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Solar Dermatitis in Cats'
『Animal Behavior』, 'Sun-seeking behavior in domestic cats'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The influence of daylight on feline circadian rhythms'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Activity patterns of domestic c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