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죠
그렇다면, AI가 기후변화의 적이라는 주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MIT 테크롤로지 리뷰 및 기사의 소스가 된 논문에 의하면, 딥러닝 모델 중의 하나인 트랜스포머 모델을 트레이닝 시키는 과정에서 자동차 한대의 전일생주기 (Lifecycle) 보다 5배나 많은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자연어처리기술인 GPT-3 모델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입니다. (총 1,750억개의 파라미터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딥러닝은, AI의 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은 대개 딥러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딥러닝은, 인공신경망 - 인간의 신경망을 모사하여 컴퓨터가 알아서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원리 - 중에서도 은닉층이 많은 신경망을 의미합니다. 자연스럽게 이에 따라 파라미터의 개수가 많아지는데, 이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신경망의 앞에서 뒤로, 그리고 다시 앞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숫자를 조금씩 바꾸는 경험적인 방법을 통해 신경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취합니다. 자연스럽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많은 파라미터와 신경망의 은닉층을 높이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됩니다.
덴마크의 연구자들은, 이렇듯 모델을 트레이닝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에너지 사용량 기반으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Carbontracker 라는 프로그램인데요. 저도 한번 사용해보고 나중에 후기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논문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 연구자들과 BCG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요. 시각화까지 가능한 대시보드로, 실제 코드에 삽입하면 탄소발생량을 계산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time 패키지를 import 해서 시간을 재는 듯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CodeCarbon 이라는 프로젝트 인데요. 이 또한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후기를 곧 공유하겠습니다.
딥러닝 모델의 훈련뿐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물론, 꼭 AI만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수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는 점도 유념해야할 사실입니다. AI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하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쿠팡 등)의 성장은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 모델 트레이닝 및 구현을 위해 수많은 전력을 사용하기도 하고, 실제로 제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대시키기도 합니다. 아마존의 경우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고 있습니다. 이의 변화를 유의깊게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AI기반 추천시스템으로 사람들이 더 많은 컨텐츠를 소비하게 하는 넷플릭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최근 논문 연구에 따르면, 화상회의와 넷플릭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상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풍요주의 (Cornucopianism)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구학자인 맬서스가 주창한, 인구가 많아지지만 지구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언젠가 고갈을 맞는다는 주장에 대척점에 있는 논리입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보다 직관적인 이해와 걸맞습니다. 깨끗한 물이 한정적이고, 석유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언젠가 고갈된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풍요주의는, 기술발전이 한정된 자원이 고갈되기 전보다 항상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고갈될 일이 전혀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끼지 않고 무한정 사용해도 괜찮다는 뜻이겠죠. 이러한 풍요주의에 AI가 기름을 부어줍니다. 석유의 경우, 새롭게 원유를 시추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다룬 것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과정을 통해 석유 시추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즉, 석유시추의 성공률이 높아지면, 미래에도 원유가 계속적으로 공급된다는 확신에 원유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전통적인 기술과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석유의 가격이 낮게 유지된다면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개발의 가격경쟁력을 낮추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환경친화적인 기술 개발에 악영향을 미쳐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폭증시킬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렇듯 테크 자이언트 (AWS, MS, 구글 등) 이 어떻게 석유회사들의 이윤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정리한 리포트를 공개했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대부분의 테크 회사들은 석유회사들에 AI를 기반으로한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구글의 경우, 리포트가 나오자마자 석유회사와의 관계를 모두 정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AI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할 지, 아직 완전하게 정리된 바 없기 때문에 숨어있는 다른 악영향이 나중에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크게는 훈련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술만능주의가 부를 안전(도덕) 불감증 이 인류가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리즈 읽기
AI와 기후변화 - (1) 인트로
AI와 기후변화 - (2) AI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