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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un 02. 2023

백암요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국제 차문화대전에서 알게 된 한국의 장인

대학 때까지 미술가의 꿈을 잃지 않았고, 사업하면서도 나중에 돈 더 벌고 자리 잡히면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출가할 때 좀 아쉬웠던게 나중에 그림그려야지 하면서 샀던 여러 미술도구가 무용지물이 되버렸다는거에요.


도구와 장비는 좋아야한다는 마음으로 사업하면서 그런데 돈을 재법 많이 쓰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사업에 바쁘고, 절에 다니면서 수행하느라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늘 전세계로 출장다니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많이 보고 다녔어요. 그래서 그런지 눈만 엄청 높아진듯 합니다.


아무튼 이번에 코엑스에서 열린 차문화대전에서 걸어가다가 어떤 도자기를 봤는데

"어? 이건 뭐지? 너무 수준이 높은데?"

그게 바로 백암요였습니다. 옆에 같이 있던 지유명차 서초점 점장님이 말하시길,

"여기는 나오면 다 완판이고, 잘 알려진 곳이에요."

라고 설명해주셨어요.

도자기는 모양만 이쁘고 화련한 것도 있고, 모양은 평범한데 쓰기에 좋은게 있고,

모양도 아름답고 깊은 예술미가 있으면서 쓰기에도 아주 좋은 것이 있는데, 그런게 만들기 어렵겠죠?

출가 후 한국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를 많이 마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기도 여러가지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백암요 다기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계속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백암요는 뉴욕이나 유럽에서 봤던 박물관급 도자기 같은 품격이 있었어요.

여러분이 이런데 관심이 없다면, 누군가 이렇게 다기를 잘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거에요. 저는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덜 노력하고, 더 쉽게 돈만 많이 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는 점점 장인은 사라지고, 우리는 모두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노력으로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주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봉은사 연희다원에서 다함께 결가부좌로 앉아서 차를 마셨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은 하루였어요. 새로 명상반 신청하신 어떤 분이 차 박람회 오셨다가 저희랑 만나서 같이 결가부좌로 앉을 수 있었어요. 얼굴이 많이 밝아져서 집에 가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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