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에 대한 에세이
- 대게, 랍스터 맛집이 있는데 같이 갈래?
- 형, 그런데 나…
나는 남동생을 잘 알고 있다고 오해했다. 말 그대로 남동생을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2남 1녀 중 장남과 막내의 관계로 무려 6살 차이가 난다. 나이차가 꽤 나는 것 같지만 여느 집안 형제들과 다르지 않게 자라오면서 서로 많이 싸우곤 했다. 물론 그때마다 동생은 6살 위 형을 이길 수는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부딪혔다. 우리 둘의 취향은 너무도 달랐다. 나는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반면 동생은 정적인 것을 선호했다. 그런 형제가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나는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온 모습에 대한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서른 중반이 다 된 막내 동생이 아직도 어린아이로만 보였다. 생각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준다고 했지만 결국 동생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결국 서로 말다툼까지 일어나기 일쑤였다. 내가 다가갈수록 서로 대화는 점점 단절되어 갔다. 그렇게 나에 대한 동생의 마음은 닫혀 있었다.
아버지가 암으로 고생하실 때가 있었다. 투병 기간 동안 남동생은 많은 애를 썼다. 모두 결혼하여 출가한 형과 누나가 없는 집에서 혼자 남은 남동생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었을까. 입원을 하는 동안에는 병원을 지키는 날이 누구보다 많았고, 통원이 필요한 날에는 직장에 휴가를 쓰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녀오는 일도 잦았다. 나는 그런 동생이 고마웠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 저기 미아사거리 쪽에 맛있는 대게, 랍스터 맛집이 있는데 같이 갈래?
그러나 동생의 답변에 나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말았다.
- 형, 그런데 나… 대게 안 좋아해
대게, 랍스터 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는 나의 착각에 스스로 실망했다. 그리고 같은 뱃속에서 태어나 30년 남짓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란 동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는 것에 다시 나에게 실망했다. 아니 충격적이었고 미안했다. 동생을 위한다고 잔소리만 해왔지, 좋아하는 밥 한번 제대로 사준 적 없는 형이었다.
- 그럼 뭘 좋아하는데?
- … 참치… 먹어도 돼?
동생의 작은 목소리는 선뜻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쉽게 꺼내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 당연하지 나도 좋아해! 배 터지게 먹자!
같이 식사 한번 했다고 동생이 마음이 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동생에게 어떤 형이 되어 줄 수 있을까. 동생을 아는 척하는 형이 아니라 알아가는 형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