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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오후의 정적을 산책한다
by chaos 지니 Apr 10. 2016

어느 봄날의 행복감

:  시간 개념 너머


운동으로 땀 조금 흘린 후 아파트 정원 벤치에 앉았다.  새싹들이 올라오고 겨우내 말라있던 나무줄기를 타고 어린잎들도 올라온다. 그야말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린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몸짓과 생명력으로 말하고 있었다. 세상 그 무엇을 대할 때보다도 편해지는 순간..  아니 단순한 편안함이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존재가 또렷이 느껴지면서 그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고요함이었다.


평상삼아 그대로 누우니 부드러운 바람이 나를 어루만지면서 작은 잎사귀들, 가지들의 떨림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일상에서 지나쳐 갔던 작은 움직임들..


어느새 만개한 꽃들이 있는가 하면 두 손 벌리듯 하늘을 향해 이제 막 벌어지고 있는 꽃들도 있다.  제법 포근한 봄날 푹신한 의자에 묻혀 나른한 오후를 즐기는 기분..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있다.  행복감...


그러나 이 행복감은 곧 지나갈 것이다. 다시 또 무언가 준비를 하고 어떤 일로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의미를 찾아서.


의미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까?  그렇다.  세상 모든 사물에 이미 부여된 그 의미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의미를 찾아 끝없는 취사선택을 할 것이고 때로 내가 추구하는 의미에 부합하지 않아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하면서..


무릇 사람들이..  인간사에 대해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서로 옳다며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그 속에서 실망하고 상처받고 심지어는 고통받으면서..  때론 세상을 등지고 홀로 은둔하기도 한다.  고통을 느끼게 된 원인도 모른 채.  

        

나는 이곳을 떠나게 되더라도 지금 이곳에서 느낀 감정을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할 것이다. 특별한 그 무엇 때문이 아니라 태곳적 자연과의 교감 같은 어렴풋한 어떤 느낌 때문에.  


제법 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스치는 소리인지 빗소리 같기도 도로 위의 자동차 소리 같기도 한 자연의 소리에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 사람의 소리가 겹치면서 지금 이 순간이 흐르고 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나를 감싸며 잠시나마 무아(無我)로 가는듯이.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그것인가?  시간 개념 너머의...


- 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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