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졸업식은 식으로만 그치지 않고, 의미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틀 뒤면 졸업을 하게될 09녀석들에게
"푸르른 날, 양껏들 활개치면서 살길 바래~"
오후에 녀석들을 찾아가서 사진을 건네며 "고맙다! 지난 4년간 너희들이 내게 보여준 모습은 내가 선생이 되어서 해보고 싶었던 모습이었다!" 고... 말했다.
중3때 처음 만나 이제는 이렇게 스물을 앞둔 녀석들과 함께 써내려간 많은 이야기들 중 힘들었던 지난 해에 녀석들이 내게 보여준 그 모습은 전혀 상상을 못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 만났던 열여섯부터 모두가 쉽지 않을거라고 말하는 교육과정도 아닌 3일간의 걷기를 통해서 분명 힘은 들었어도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든든한 믿음을 만드는 첫단추가 끼워졌고, 열일곱이되어서는 평화프로젝트로 찾아간 필리핀에서 두달간의 체험학습을 하면서 보여준 녀석들의 의젓함과 무사히 돌아와서는 공항에서 말도 없이 넙죽 엎드리면서 큰 절을 해주었던 그 모습이 깊이 남았다.
그리고 오늘은 녀석들이 마지막 축제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고해서 찾아가보니?
그 모습이 나를 울컥하게 했다.
'그래, 멋지고 이쁘게 커줘서 고맙고, 그런데 너희들도 나 못지 않게 많이 오글거려 임마~'
그렇게 정말로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p.s 어제는 새벽부터 눈이 쌓여있어 아침에는 아들녀석과 눈싸움을 할수있어 좋았고, 오후에는 전시를 마치고 아산병원을 찾아가서 인형을 전할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인형을 본 치료사 선생님은 쓰여질 계획을 말하면서 웃어주었고, 또 2년전에 불편한 나를 도왔던 이송요원인 친구는 변한 내모습에 두손을 꼭 잡고 몇번씩이나 "친구! 정말로 대단하다!"면서 호전된 내 모습을축하해 주었다.
그래, 정말로 이정도면 나는 고마운게 맞다!
이렇게 소소한 즐거움이 큰 행복이된 나는 지금이 좋다!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꺼야 ♪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
2014. 12. 06. 부모님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려오고, 그런 떨림을 느끼던 녀석들의 울먹임에 어깨가 점점 더 들썩이면서 참았던 부모님들의 눈물도 왈콱하고 터져 버렸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이런 졸업식을 볼 수 있어서...
그렇게 녀석들이 떠나고 난 뒤, 내 책상 위에는 09 녀석들이 남기고간 편지가 있었다.
"투박하면서도 여린 쌤!"
"거칠게 밀어붙이면서도 세심하게 보듬어주는 쌤!""항상 버팀목 같았던 쌤!"
"쌤을 통해서 참 많은 힘을 받았어요!"
"든든한 삼촌!"
그래, 고맙다!
자신의 6년을 정리하는 자리에서 너희들은...
울어준 모습도 멋졌고, 웃어준 그 모습도 정말로 이뻤다!그리고 분명 아쉬움도 있겠지만, 너희들은 내게 말했다. 걱정은 안한다고...
"보고싶으면 저희가 보러오면 되죠 뭐!"
p.s 그래, 그래서 나 역시도 분명히 말했다. 우린 언제든 가볍게 만나서 이야기할 수있고, 또 언제 만나게되든지 연락한 횟수나 기간에는 연연하지 않고 어제처럼 다시 웃으면서 떠들 수 있는 그런 사이인 거라고... 그러니까 언제든지 마음이 동하면 볼수 있을 거라고...
암튼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준 09들아! 건강하고 즐겁게 살다가 내게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솔솔 넘치면 언제든지 출격하라고! 언제든지 라면은 끓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