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한 방에 무너진 미국 빅테크의 자존심
ChatGPT가 도화선을 당긴 이후, 10²³ 부동소수점 연산 이상을 자랑하는 AI 모델이 무려 200개나 등장했다.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사실 바이트댄스(ByteDance)의 더우바오(Doubao), 01.AI의 Yi 모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그록(Grok)이 컴퓨팅 자원을 두고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더 큰 기본 모델을 만드는 것에서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법무 보조원, 디자인 어시스턴트, 신약개발 엔진 등 구체적인 활용처가 승부처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추정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자본지출이 3,530억 달러(약 49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380억 달러(약 53조원) 늘어난 수치다. 알파벳(Alphabet),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모두 AI 인프라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 GPU 1회 부동소수점 연산당 가격이 지난 10년간 99% 이상 하락했다. 여전히 GPU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처리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면서 실질 비용은 급감하고 있다.
콩(Kong)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IT에서 오픈AI GPT가 2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독주 체제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Azure AI가 18%, 구글(Google) 제미나이(Gemini)가 17%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점은 AI 스타트업들의 성장 속도다. 스트라이프(Stripe) 데이터를 보면, 2024년 AI 스타트업이 연매출 500만 달러(약 70억원)에 도달하는 데 걸린 중간값이 24개월이었다. 이는 2018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스타트업의 37개월보다 크게 단축된 수치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던 AI가 실제 행동을 취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워튼 스쿨(Wharton School) 조사에서 직장 내 AI 도구 주간 사용자가 2023년 37%에서 2024년 73%로 급증했다. 가장 인기 있는 활용처는 문서 작성 및 편집(64%)과 데이터 분석(62%)이었다. 특히 구매 관리자의 94%가 2024년 AI를 사용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전년 50%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로보틱스(robotics)를 '수조 달러 규모'의 차세대 기회라고 선언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미리 프로그래밍된 명령을 따르는 대신 현장에서 학습하는 로봇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CB 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보틱스 벤처 투자가 2024년 12억 달러(약 1조 7천억원)로 3배 증가했다.
AI 서버의 높은 열밀도 때문에 기존 공기 냉각 방식으로는 한계가 드러났다. 옴디아(Omdi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냉각 매출이 2024년 80억 달러(약 11조원)에서 2028년 160억 달러(약 22조원)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액체 냉각의 비중도 2024년 17%에서 2028년 33%로 확대될 예정이다.
오픈AI의 추론 모델 o1이 2024년 9월 AGI 테스트에서 21%를 기록했고, 12월 고도로 조정된 o3 모델은 87.5%라는 놀라운 점수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 성능에는 대가가 따른다. 작업당 비용이 20달러(약 2만 8천원)에 달한다. 반면 딥시크(DeepSeek)는 20.5%의 성능을 작업당 0.05달러(약 70원)로 달성해 비용 효율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컴퓨팅 비용 급증, 데이터 확보 경쟁, 글로벌 규제 샌드박스 개방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칩 제조업체, 클라우드 대기업, 민첩한 스타트업 간의 격렬한 파트너십이 예상된다. 이런 캄브리아기적 광란 속에서는 규모보다 민첩성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물론 다음 기술적 돌파구가 나오면 리더보드는 또다시 완전히 바뀔 것이다.
AI 전쟁에서 승자는 GPU도 클라우드도 아닌 냉각 기술일지 모른다. 200개 모델이 뜨거워질수록 식히는 녀석이 돈을 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