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보다 사용자는 많은데 모국어는 적다
전세계 언어 사용자 통계가 나왔는데,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됐다.
영어 사용자는 15억 명으로 1위지만, 모국어로 사용하는 비율은 겨우 25.5%다. 반면 중국어는 사용자가 12억 명으로 더 적지만, 83.6%가 모국어 사용자다.
이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영어는 "선택받은" 언어고, 중국어는 "태어나면서 주어진" 언어라는 점이다.
영어가 이렇게 확산된 건 출산율 때문이 아니다. 기회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니까. 더 나은 직장, 해외 유학, 글로벌 비즈니스. 영어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중국과 거래하거나 중국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 정도다.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더 결정적인 건 인터넷이다. 영어는 전체 웹 콘텐츠의 60%를 차지한다. 반면 12억 명이 사용하는 중국어는? 고작 1.3%다.
이게 얼마나 극적인 차이인지 생각해보자. 중국어 사용자가 영어 사용자의 80% 수준인데, 인터넷 콘텐츠는 46분의 1 수준이다.
유튜브, 위키피디아, 구글 검색 결과 대부분이 영어다. 중국어 사용자들도 결국 영어 콘텐츠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영어의 성공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똑같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한 명 늘어나면, 나머지 14억 9999만 명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중국어는? 주로 중국 내에서만 통한다.
영어-스페인어 이중언어 사용자는 20억 명, 즉 전 인류의 25%와 소통 가능하다. 이런 확장성은 다른 언어가 따라잡기 어렵다.
AI 모델들도 주로 영어 데이터로 훈련된다. ChatGPT, 클로드 같은 AI들이 영어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이유다.
이는 언어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영어권 사용자들은 최신 AI 기술의 혜택을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받는다. 나머지 언어 사용자들은 번역을 거쳐 간접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영어 지배는 양면성이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생긴 건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언어와 문화가 소외되는 문제도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영어에 더 의존한다. 모국어보다 영어로 된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국 영어는 "소통의 도구"를 넘어 "문화적 헤게모니"가 되고 있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언어 다양성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영어가 세계 언어가 된 건 언어가 좋아서가 아니라 영미권이 먼저 잘살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 따라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