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선 Nov 25. 2018

책방 일기 #8
새벽감성 심야책방

2018년 11월 24일 토요일 첫눈 내린 날

어제 책방 일기도 안쓰고 잔 줄 알았죠?

그렇지 않아요. 어제는 심야 영화 모임이 있어서 영화 보고 집에 오니 7시반.. 씻고 자려다가 일기 쓰고 자려고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긴 하루였죠.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했어요. 일단 가정통신문 형태의 알림장을 만들어 책방 소식 및 책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등을 전해드리려고 했는데 책방 문 연지 한달이 다 되는 지금 시점에서 1호를 발행하지 않으면 마냥 늦어질 것 같아서 부랴 부랴 사무실 들러 프린트 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1호라 책방 문 연 이유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지금까지의 새벽감성1집 책방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어 이 공간이 궁금하신 분들에겐 그래도 좋은 가정통신문일 것 같아요.


2호, 3호 거듭하면서 작가 인터뷰나 책 소개, 짧은 연재글 등 책방 다운 알림장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가볍게 가져가주시고 책방의 역사를 간직해주세요!


(매 회별로 50~100부 정도 배포할 예정인데, 빠르면 2주, 느리면 1달 간격으로 불특정하게 배포될 예정이에요.)







알림장을 놓을 위치를 정하고 목요일에 새로 들어온 책들을 정리하고, 하루 쉬었다고 이런 저런 정리를 하는 동안 그림 그리는 MK 작가님이 오셨어요. 이번에 신월동의 작은 카페나 상점, 가게 등을 찾아 방명록을 두어서 이 곳에 남겨지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의 전시로 이루어진다고 해요.


책방 들르시는 분들! 심심하실테니 방명록 하나씩 남겨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방명록은 수요일?쯤 회수 한다고 하니.. 그 전에 많이 많이 와주셔요~)







그림 그리는 MK 작가님과 친구분이 한창 책방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안 보리가 왔어요! 보리는 보리 집사보다 저희 책방에 자주 오는 단골 손님이에요~!

책방에 찾아주는 고양이들이 집사와 우아하게 티타임 하는 것을 꿈꾸며 고양이를 위한 차를 미리 준비해두었는데 보리에게도 슬쩍 차를 대접했지요.


저희 책방은 고양이를 데리고 오셔도 되는 고양이 동반 카페에요. 그래서 많은 고양이 손님들이 오는데요, 그동안은 고양이 손님을 위한 서비스가 고작 음료 할인 이런것뿐이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차 대접 서비스(?)를 하는 것이죠. 하하하


냥집사님들 냥이 데리고 오시어용~!







보리가 한창 책방을 활보하고 다닐 무렵, 꽃을 가지고 오신 옥시후 작가님! 작가님 책은 이미 입고 되어 있고, 저도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책방에 이렇게 놀러와주시니 정말 고마웠어요! 


독립 서점을 하면서 책을 팔 때 저는 작가님의 마음을 파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대부분 독립서적을 만드는 분들은 책방을 돌며 직접 입고 하기도 해서 그런것 같아요. 얼굴 보고 책을 받게 되면 아무래도 더 애정이 가요. 그냥 그 작가의 목소리와 얼굴이 책에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더 소중히 더 자세히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옥시후 작가님 책 <청춘기록>은 조금 두꺼워서 잠시 미뤄뒀었는데 초반에 입고 받았던 책이라 얼른 읽어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꺼내 읽었다가 내용이 너무 좋아서 폭풍 후기를 남기기도 했었지요.






암튼, 옥시후 작가님도 가시고 보리도 떠나고 몇 더 계시던 손님들이 다 가신 후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시간이 되면 저는 주로 책을 읽거나 책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책을 찾거나 해요.


오늘은 어떻게 하면 우리 책방의 특색을 보여주면서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책을 더 재밌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창가쪽 테이블 위에 책꽂이를 놓고 큼직하게 테마 카테고리를 적었습니다. 이 곳의 테마는 자주 바뀌겠지만 우선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추천하고픈 책>로 정했어요.


그렇게 책을 꼽아보니, <앨리스, 너만의 길을 걸어봐><꾸뻬 씨의 행복 여행><청춘기록> 등의 책이 꼽히더라고요.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한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으실까요? 혹시 좋은 책이 있다면 슬그머니 추천해주시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헤헤


책 정리를 하고 심야 영화 준비도 슬슬 하고 있는데, 빼꼼 손님이 한 분 들어오셨어요. 이 동네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우연히도 지나가다가 책방이 보여서 들어왔다고 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꽤 오래 나눴습니다. 한강 맥주 한잔 마시며, 고양이 굿즈에 관심을 보여주시며.. 책방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도서관에서 강의도 하시고 독립출판축제에 많이 참여도 하시는 책과 아주 친한 분이셨어요.


오고가는 사람들이 책방에 들러주시곤 우리동네에 이런 곳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많이들 말씀해주시는데 그런 말씀이 저에겐 너무 힘이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왜 여기는 이런 공간이 없었을까?를 생각하면 언젠가부터 책이나 음악 같은 여가 생활은 시내에서 찾곤 했기에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니 쉽게 생기지도 않았을거에요. 생겼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마케팅이 안되거나 컨텐츠가 없다면 있는지도 모르고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르죠.


수다 떨다 보니 근처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친구분을 데리고 오셔서 또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분은 책만들기 수업도 참여하시는데 책보다 문화생활 여가생활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긴 해요. 책을 너무 멀리 느끼지 않고 늘 함께 하시는 것 같아서 책을 만든다든지 책방을 오픈한다든지 하면 엄청 특색있게 잘 꾸미실 것 같기도 했죠. 오늘 심야 영화 모임이 있는 걸 아시고 배고플까바 김밥도 사다주셔서 ㅜㅜ 진짜 이맛에 책방 하나? 싶기도 했답니다!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느즈막히 현정양이 왔어요!

포항에서 서울 와서 이 먼 곳까지 찾아와줘서 너무 좋은데 선물까지 사다줘서 +_+ 넘나 감동!!!!


이런 책방 너무 좋다고 해서 포항에도 아주 좋은 책방이 많다고 했더니 사는 곳에서 완전 반대에 다 있고 오히려 서울이 더 가기 편한 것 같다며 웃더라고요. 포항 한 책방은 절친 인 것 같은데.. 음?

게다가 책 보면서 평소 사고 싶던 책이라면 고르길래, 왜 평소에 보일 때는 안샀냐 했더니, 책은 만져보고 사는 것이 제맛이라고 아주 바람직한 이야기를 해서 꿀레몬차를 한잔 서비스로 주었습니다. 하하하하하.


(참고로 저희 책방은 책 1만원 이상 구매 시 아메리카노 1잔 무료로 드려요)






어찌어찌하여 드디어 영화모임시간!

영화 모임이 23시 부터인데 22시50분까지도 아무도 오지 않아 내가 날짜를 착각했나 싶었는데 22시50분쯤부터 슬금슬금 들어오시더라고요. ㅎㅎ


마지막 입장 12시 땡!

우리는 약간의 수다 타임을 가진 후 12시 15분경 부터 본격 영화 타임을 가졌어요!






영화 타임 후, 1층에서 와인을 마셨는데.. 저는 와인 마시는 사진을 왜 안찍었을까요...? 사진은 없지만 스탠딩으로 와인을 즐기며 사교의 시간을 가진 후, 다시 다락방으로 올라가 미드나잇 인 파리 속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을 가졌지요.





같은 영화를 보았는데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넘나 신기하고 좋았던 참티스트의 영화방! 이번 심야 영화 모임은 모집하자마자 빠르게 마감된 것에 이어 대기자만 5명이었어요. (정원은 8명인데) 그래서 어쩌면 또 다시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어설픈 저녁 시간 와서 막차 타기 전에 부랴부랴 가느니, 아예 저녁 늦게 와서 밤새고 첫차 타는 것이 현명한 이 모임!!!


이외에도 또 재밌는 모임을 기획해보고 싶다는 꿈을 안고 졸음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와서 이제 저는 꿈나라로 가요! 


내일이 아니고 조금 후 책방은 일일 책방지기가 문을 활짝 열 예정이에요. 커피를 직접 타먹기 귀찮은 분들 커피 마시러 오세용~! 



매거진의 이전글 책방 일기 #7 스페인 스프링과 소화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