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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Nov 28. 2018

책방 일기 #12
알바와 크리스마스 트리

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어제부터 오늘까지.. 서점의 보릿고개가 드디어 시작된 것 처럼 조용한 책방.

하필 알바님이 일하는 두날이 조용하다보니, 괜시리 알바님의 눈치가 보이기도 했던 날이에요. 하하하.




이렇게 손님이 없을거면 위에서 쉬다 올 수 있게 문에 딸랑이를 달아달라는 알바님의 요청에 오전부터 풍경을 하나 사서 달아놓고 일일 책방지기 2호 알바님의 눈치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심심하다고 했으니 소일거리를 주기 위해 심심할때 먼지를 닦으라고 먼지 닦이도 하나 준비했지요.




그러다가 어제 쿠팡에서 주문한 트리 두개가 와서 마침, 알바님의 할일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하기!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크리스마스 트리를 넘나 예쁘게 만들어 놔서 100점 + 100점 주었어요! 짝짝짝.




하나는 밖에, 하나는 다락방 한쪽에 놓아 두었더니 제법 크리스마스 느낌이 납니다.

이제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어디 멀리 가지 마시고 저희 책방 오셔서 느껴보셔요~





그러다가 알바님이 너무 심심하다며 카페 라떼 만들어 본게 언제냐, 자기 유튜브 보며 열심히 배웠다 그러길래 한잔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나름 라떼 아트를 했다고. 내 얼굴을 그려 넣었는데 너무 닮은거 아니냐고 어디서 프로필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며 만족하더군요.


하하

제가.. 이렇게 생겼나요? ㅜ

이넘의 얼굴은 라떼를 다 마실 때까지 거품이 사라지지 않....;;





라떼도 마시고 청소도 하고 여러가지 했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아 돌길래 책에 엽서를 써서 하나씩 넣어 주었어요. 제가 읽은 책은 새 책에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가볍게 손편지로 넣어 두어요. 최근 읽은 <고양이는 안는 것> 책은 갠적으로 추천하는 책이기도 한데 우연히도 제가 좋아하는 앨리스와 고양이가 모두 그려진 엽서가 이 책의 손편지를 담은 엽서가 되었네요.


어서 빨리 이 엽서와 책이 누군가의 책장에 꽂혀지길 바래봅니다.




아직 책방은 서툴러요.

그냥 서점만 하고 싶었는데 공간이 맘에 들어 카페를 겸하게 되면서 생각지 않은 카페 일에 아직은 익숙치 않아요. 그래서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처럼 오랜시간 준비하진 못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 공간에 오는 분들이 특별히 어떠한 메뉴를 마시고 먹기 위해서라고 생각지 않아요. 커피 메뉴 한두개 늘린다고 오지 않을 분들이 올 거라고 생각지 않아요. 올 사람들은 커피가 없다고 해도 올 거라고 믿고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카페라면서 메뉴가 부족하다, 서점이라면서 책이 너무 없는 거 아니냐 물어요.


여기는 백화점도, 슈퍼마켓도 아닌 그저 작은 책방, 다락방 카페일 뿐이에요. 


그럼에도 오늘도 고민해요. 카페 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카페라떼가 동시에 주문이 들어와도 모든 메뉴를 완벽히 혼자 순식간에 만들 수 있냐 라는 것을요.

이보다 더 많은 메뉴가 동시에 들어오면 나는 과연 대처할 수 있느냐도 고민해요.

가능하다 싶으면 메뉴는 늘어날거지만 아직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고를 수 있는 책을 늘리고, 책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동선들을 고민해 보려고 해요. 그저 커피는 거두는 그런 공간, 오래 머물고 싶을 때 커피가 핑계가 되어주는 그런 공간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조언. 감사히 받을게요.

하지만 바로 업데이트 하지 못하는 점 또한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우리 내일도 새벽감성1집에서 만나요!

내일은 14시 오픈하니까 점심시간에 일찍 오진 마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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