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무엇을 심었는가?

내가 집어넣는 것이 내 삶을 결정한다.

by 책쓰

요즘 둘째가 식물 기르는데 푹 빠져있습니다.

처음엔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토마토를 길렀습니다.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신기했던 거 같습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물을 주더군요.


최근엔 다이소에서 강낭콩 기르기 세트를 사왔습니다.

쬐끄맣고 말라쪼그라진 강낭콩이 2개 들어있더군요.

전 처음에.. '이게 된다고?' 의문을 품었습니다.


심고 난 후 이틀간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새싹이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그다음 날엔 3cm 정도 쑥 자라더군요.

'싱싱한 연둣빛이 참 이쁘다.' 생각했습니다.

생명력이 신기했습니다.


'정말 콩을 심으니까, 콩 새싹이 나오네'

당연한 진실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최근 읽은 <Follow Your Heart>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인생이 정체되어 있다면, 당신이 무엇을 심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런 얘길 들어본 적은 없으실겁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인간관계도 잘 돌보고,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쏟아부었어. 그리고 내 삶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 우리 인생은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입니다. 만약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면 그건 당신의 책임입니다. 당신이 투입하는 것이 삶의 결과를 만든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닙니다.


If your life is stagnant, you need to look at what you are putting in. You never hear anyone saying: "I rise at dawn, I'm exercising my body, I'm studying, I'm nurturing my relationships, I'm putting maximum effort into my work - and NOTHING GOOD is happening in my life." Your life is an energy system. If nothing good is happening in your life, it's your fault. Once you acknowledge that your input shapes your circumstances, you cease to be a victim.



가끔.

아주 당연한 이야기에 격려받을 때가 있습니다.


위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은 인과관계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콩 심으면 콩이 나고, 팥 심으면 팥이 난다.'


뻔할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묘하게 격려가 되더군요.


왜일까?

때로는 그런 평범한 원리에 기대고 싶어서인 거 같습니다.


삶엔 원인과 결과의 이어짐이 뚜렷하지 않은 일이 많은 거 같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도 당장 아무 일도 안 생기는 경우가 흔하죠.

그래서 실망합니다.

'에이 뭐야. 되긴 되는 거야?'

그리고 포기로 가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그 유명한 스티븐 코비의 시간관리 4분면이 생각났습니다.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가 핵심 메시지였던 거 같습니다.

(예: 운동, 독서, 삶의 목표설정과 계획 등)

이런 일들은 해도 표가 안 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오늘 하루의 공부.

몇 세트의 근력운동.

브런치에 끄적여보는 미미한 글 하나.

장기적으로 지속하기엔 체감되는 변화가 약한 거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 마음 어딘가엔 '체념'의 마음도 부분적으로 자리했던 거 같습니다.

그때 위 문장은 이렇게 말을 건네는 듯했습니다.

"생각해 봐. 이런저런 건설적인 노력을 차근차근 쌓아갈 때, 아무 일도 안 일어나기가 오히려 어렵지 않을까?"

"에너지를 가하면 물리, 화학적으로 반드시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말야."

"그리고 이건 우주가 돌아가는 법칙이기도 해.

예외가 있을 수 없는 거지."


물론 삶은 500원 두 개 넣으면 정확히 음료수를 내놓는 자판기가 아닙니다.

훨씬 변수가 많죠.

운이라는 요소도 크게 작용하고요.

그럼에도 자연을 관찰하다 보면 어떤 결과엔 반드시 상응하는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그 원인이 여러번, 심지어 끈질기게 반복된다고 상상해 봤습니다.

아마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게 오히려 힘든 일일 것입니다.


저 나름의 시위랄까요?

세상이 당장 반응하든 않든, 좋은 걸 계속 심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마지막 구절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가 투입하는 것이 내 삶을 결정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인생의 희생자가 아니다.(의역)

"Once you acknowledge that your input shapes your circumstances, you cease to be a victim."



저 포함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이런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미성취에 대해서): "~때문에 못했어.",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미래의 도전에 대해서): "~때문에 안돼." "~때문에 해봤자야"


이런 합리화의 목소리는 가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 유혹적인가 봅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는 건 두려운 일입니다.

외부의 탓으로 돌리면 마음이 무겁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독이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스스로를 옭아매고 한계 지어버리게 됩니다.

스스로를 희생자(victim)로 만들어버립니다.

외부조건에 휘둘리고 결정지어지는 나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립니다.

자율에서 종속으로 이동시킵니다.


'더 이상 스스로를 피해자로 격하시키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의 원리를 조용히 느껴보는 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인과 결과.'

'뿌린 대로 거둔다.'

이 원리는 우리의 관심을 내면으로 돌리게 합니다.

내 안에 있는 힘, 변화의 잠재력을 조금씩 인식하게 합니다.

변화의 단초는 바깥이 아닌 내 안에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희생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내 삶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이자.'


'나'에 대해, 또 '내가 살아갈 삶'에 대해 스스로 걸어놓은 제한이 없어지면 어떨까요?

우리 앞의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얼마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질까요?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