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오늘의 경제 4/18

트럼프식 힘의 외교, 국제 갑질의 민낯을 보다

by 이불킥

유가 뉴스를 검색하다 처음 그 단어를 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어디 있는 해협인지도 몰랐다. 검색해 보니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를 잇는 폭 33킬로미터짜리 물길이었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 좁은 목을 통과한다. 우리가 매일 쓰는 기름, 우리가 탄 버스와 트럭, 우리 집을 따뜻하게 하는 에너지가 저 해협을 지나 온다.


그 길이 지금 막혀 있다. 아니, 막혔다가 열렸다가, 또 봉쇄 위협이 나왔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뉴스는 "긴장 고조"와 "협상 결렬"을 반복하지만, 정작 "왜 싸우는가"는 잘 설명해주지 않는다.


오늘의 뉴스를 쓰다가 이게 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직접 찾아봤다.


## 왜 미국과 이란은 전쟁 중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터진 게 아니다. 수십 년 묵은 앙금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줄곧 적대적이었다. 미국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고, 이란은 미국을 "대(大)사탄"이라 불렀다. 그 사이에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수십 년째 끼어 있었다.


그러던 2025년 12월 말, 이란에서 민중 시위가 터졌다. 테헤란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작된 물가 항의 시위가 31개 주 전역으로 번지며 이슬람 공화국 체제 자체를 흔드는 반정부 운동으로 발전했다. 이란 정부가 이를 강경 진압하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26년 2월 28일 새벽,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에 기습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수뇌부 다수가 이날 사망했다. 미국은 이 작전을 "에픽 퓨리(EPIC FURY, 장대한 분노)"라고 이름 붙였다.


명분은 두 가지였다. 이란의 핵 개발을 막겠다는 것, 그리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선제 차단하겠다는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이것이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목표로 한다는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란 국민들에게 "지금이 봉기할 기회"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쏘고, 미군 기지를 공격하고, 마침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석유를 무기로 삼아 세계 전체를 인질로 잡은 것이다.


전쟁의 불씨는 중동을 넘어 번졌다. 미국은 "역봉쇄"를 선언하며 이란으로 들어오는 모든 선박을 막겠다고 했다. 이란은 "그러면 홍해도 봉쇄하겠다"고 맞받았다. 유가는 치솟고, 전 세계 물류는 흔들리고, 협상은 결렬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트럼프는 "이달 안에 합의 가능하다"고 낙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실탄은 여전히 장전된 채다.


## 베네수엘라는 또 뭔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불킥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작가 이불킥입니다.

37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Special Report] 오늘의 경제 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