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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an 10. 2021

우연히 만난 냥이

처음보는 그 녀석은 내 발에 얼굴을 비볐다. 그리고 나와 걸음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한번씩 대각선으로 걸으며 내 발걸음을 멈춰서게 했고 땅에 뒹굴다가 다시 보폭을 맞춰 걷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흘렀다.

갑자기 멈춰선 그 친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내가 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쉽긴 했지만 헤어질 시간. 30분 후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을 때 녀석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잠을 자는 듯 눈을 살짝 감고 있었다. 그러다가 녀석은 잠에서 깨어 게슴츠레 나를 바라봤다.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 앞으로 다가 섰는데 녀석은 깜짝 놀라며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재빠르게 도망갔다.

짧은 순간 벌써 잊은 걸까. 아니면 기억 상실증? 친구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호락호락한 녀석이 아니다. 혹시 다음에 또 만나게 되면 그때는 반갑게 인사하자구.


#고양이 #고양이그램 #반가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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