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리더십의 날을 세우다#3. 방법론(方法論)

교자채신(敎子採薪), 방법론으로 무장하기!

나무꾼은 자식에게 나무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낚시꾼은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농사꾼은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것이 진정 자식을 위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하물며 구성원들을 데리고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리더!,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가 바로 조직의 성과가 되는 리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교자채신((敎子採薪)이다. 이 글을 통해 성공의 무기 “방법론”으로 무장해 보자!

책임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리더십 강의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아무리 가르쳐 줘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뭘 더 가르쳐야 할까요?” 그런데 재미난 것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 보면 이런 질문들을 받는 것이다. “이것, 저것 가르쳐 주긴 하는 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이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가르치는 사람이 문제일까? 아니면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문제일 것일까? 그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렇게 질문해 보면 알기 때문이다. “물은 몇 ℃에서 끓죠?”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한 걸 물어본다면서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초등학교 때 배운 지식인데 그것도 모를까 봐?라는 표정이다. 그리고 답한다.  물은 당연히 100℃에서 끓죠. 그런데 정말 물은 항상 100℃에서 끓을까? 그렇지 않다. 물은 100℃가 되지 않아도 끓고, 100℃를 훌쩍 넘겨도 끓지 않는 경우가 있다. 냄비의 표면이 넓거나, 거친 재질인 경우, 높은 산에서 물을 끓이는 경우엔 100℃가 되지 않아도 끓는다. 반면 물속에 공기가 없는 순수한 물의 경우에는 100℃를 훌쩍 넘겨도 끓지 않는다. 이는 간단한 실험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집에 있는 냄비에 물을 넣고 끓여보라. 그리고 물이 끓어오를 때 온도계를 넣어보면 97~98℃ 언저리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10분 정도 더 끓이다가 기포가 잦아드는 시점에 다시 온도계를 넣어보면 101~102℃를 가리키는 눈금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곤 다시 질문한다. 물을 끓는 온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을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면 일순간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우리는 지식을 가끔 진리로 착각한다. 그리고 그 지식을 믿으라 강요하며, 가르쳤다고 생각한다. 리더는 100℃에서 물이 끓는다는 지식이 아닌 언제, 어디에서나 물을 끓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아무리 가르쳐 줘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푸념하는 리더, 그동안 자신이 가르친 것이 지식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리더, 교자채신(敎子採薪)이다.

리더는 지식이 아니라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 당나라 임신사(林愼思)가 쓴 <속맹자>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겠다.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이 아들에게 땔감을 해오라고 하면서 넌지시 물었다. “너는 백 걸음 떨어진 곳에서 나무를 해오겠느냐 아니면 멀리 백 리 떨어진 곳에서 나무를 해오겠느냐?” 아들은 너무나 당연히 “백 걸음 떨어진 곳에서 땔감을 구해 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노나라 사람이 아들에게 “네가 말한 백 걸음 떨어진 곳의 땔감은 언제든지 해올 수 있지 않느냐, 하지만 백리 떨어진 곳의 나무는 누구나 가져갈 수 있으니 그곳 땔감부터 가져오는 것이 나중을 위해 더 낫지 않겠느냐”라고 훈계했다는 이야기다.


많이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 사자성어 교자채신(敎子採薪)에 대한 이야기다. 교자채신(敎子採薪)은 자식에게 땔나무 캐 오는 법을 가르친다는 말로 눈앞에 닥친 상황에 연연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근본적인 처방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낚시꾼은 자식에게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농사꾼은 농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모두 교자채신(敎子採薪)이다. 리더가 가르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일하는 방법 즉 방법론이다.


리더, 방법론으로 무장하라!

낚시를 해 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낚시하는 방법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 것이다. 낚싯대에 미끼를 끼우고 물속에 던져 놓는다고 물고기가 그냥 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그렇다. 물 밑의 지형이 어떤 지 알아야 하고, 물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조류도 알아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온은 어떤 지, 물고기가 좋아하는 먹이는 무엇인지, 물속 어느 층에서 서식하는지 등 물고기의 습성 또한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안다고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잡어를 피해 원하는 위치까지 빠르게 미끼를 내릴 수 있어야 하고, 물속 수많은 먹이들 중 낚싯대의 미끼를 물고기가 삼킬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챔질을 하지 않으면 다 잡았다고 생각한 물고기가 눈앞에서 유유히 도망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물고기에 대한 지식, 가늘고, 작은 낚싯줄과 낚싯바늘에 의존해서 물속 환경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 그래서 낚시꾼이 자식에게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낚시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이는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물고기를 잡는다. 그곳이 바다, 호수, 강이 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러한 것이 낚시뿐일까? 농사도 그렇고, 장사도 그렇고,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일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첫 번째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다. 아는 만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식을 진리로 맹신해선 안 된다. 천동설이 절대적 진리라고 여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그것이 틀렸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과학분야가 이럴 진데 사람과 사람이 사는 세상을 다루는 비즈니스 영역은 오죽하겠는가? 지식이 지혜가 될 수 있도록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함양해야 한다. 두 번째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다. 사람은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편리하고, 풍요롭길 희망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변화한다. 이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어제 잡은 곳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어제처럼 물고기가 잘 잡히길 바라는 어리석은 낚시꾼과 진배없다. 오늘 물고기를 잘 잡기 위해서는 오늘 물고기가 머물고 있을 만한 곳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리더는 사람과 세상의 이해로 시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일의 절차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다. A의 과정을 거쳐야 B라는 과정을 제대로 할 수 있다. A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 결코 B를 제대로 할 수 없다. 한, 두 번이야 운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운은 지속될 수 없다. 리더는 조직의 업무 성과를 운에 맡겨선 안 된다. A라는 특정한 단계가 아닌 A부터 Z까지 전 과정 절차를 가르쳐야 한다. 네 번째는 확인과 피드백이다. 리더는 구성원이 가져오는 결과물(기획서, 보고서 등)을 보고받는다. 구성원이 가져온 결과물의 멋진 디자인, 그럴듯한 숫자, 화려한 수식어로 피드백하면 안 된다. 리더는 디자인, 숫자, 수식어보다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을 수행했는지, 그 활동을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하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다시는 누락 또는 부족함이 없도록 피드백해줘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체크리스트다. 리더는 “전문지식”,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 “일의 절차” 그리고 “확인과 피드백”으로 일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방법론으로 무장해야 한다.


방법론의 리더, 도요타 아키오(Toyoda Akio)

2009년 금융위기, 2010년 미국 자동차 사고,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큰 위기에 봉착한 기업이 있다.

바로 도요타다. 도요타는 2009년 리먼 쇼크로 300만 대의 재고를 안아야 했고, 환율 악화로 약 4조 5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엔 미국에서 도요타 차량을 몰던 일가족 4명이 차량 결함으로 모두 사망했고, 그 결과 전 세계 판매했던 차량 1,000만 대를 리콜해야 했다. 이에 따른 비용만 약 2조 1천3백억원.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내 생산과 조달 체계가 붕괴되었고, 그 피해는 3천억원이었다. 3년 동안 입은 피해만 무려 6조 9천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 위기를 도요타는 잘 극복하고 7년이 지난 2018년에 사상 최고의 순이익(24조 6천억원)을 달성했다. 도요타는 어떻게 이 엄청난 위기를 극복했을까? 위기 극복의 선장에 도요타 아키오(Toyoda Akio)가 있다. 아키오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요타의 모든 업무에 카이젠 사이클(Kaizen Cycle)이라는 방법론을 도입했다. 카이젠 사이클이란 “Self-Criticism(비판과 성찰)” -> “Courage(용기)”  ->“Break Status quo(현상타파)”로 이뤄진다. “Self-Criticism(비판과 성찰)” 단계는 현재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잘못하거나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면서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되돌아보는 과정이다. “Courage(용기)” 단계는 잘못하고, 부족한 것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과정이며, 마지막 “Break Status quo(현상 타파)”는 수집된 아이디어 실행을 통해 도요타가 가지고 있는 잘못과 부족한 점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아키오는 카이젠 사이클(Kaizen Cycle)을 성찰을 통한 학습과 성장의 방법론으로 활용했다.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카이젠 사이클 방법론을 도입해 기업이 직면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한 요타 아키오((Toyoda Akio), 도요타 생산방식 TPS(Toyota Production System)로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카이젠 사이클(Kaizen Cycle)로 위기를 극복한 방법론의 대표적인 리더다.


리더의 방법론은 성공의 무기다

<Think & Grow Rich>의 저자 나폴레온 힐(Napoleon Hill)은 말한다. “성공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성공하는 습관을 지녔기 때문이다.” 나폴레온 힐의 이 유명한 말에는 숨겨진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성공하는 방법 “방법론”이다.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성공의 방법을 알아야 하고, 그 방법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을 이끄는 기업의 리더, 그 성공 방법은 무엇일까? 그렇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론이다. 제대로 일하는 방법론으로 무장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그 방법론을 가르치고, 습관으로 만든다. 따라서 리더의 방법론은 조직 성공의 무기라 할 수 있다.



글. 진현진(hjin@fidelitysolution.co.kr)

피델리티솔루션 부대표, 경희대학교 경제학 석사. 경희경제연구소에서 근무했음.

출간서적 <변화와 성장 레시피>, <의미 있고, 행복한 삶 나다움>

※피델리티솔루션은 행동과학 기반의 경영컨설팅을 하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입니다.


#진현진 #피델리티솔루션부대표 #글쓰는컨설턴트 #책읽는컨설턴트 #리더십칼럼니스트 #리더십 #기업문화 #방법론 #도요타 #도요타_아키오 #나폴레온_힐 #교자채신 #속맹자

매거진의 이전글 리더십의 날을 세우다#2. 근본(根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