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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THE LEADER 08화

구성원을 비상(飛上)하게 하는 Better Answer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이 귀찮은가?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에 한탄하고 있는가? 리더는 회사로부터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귀찮아하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는 기회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의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은 당신의 조직을 인재(人才)로 넘쳐나게 하고, 성과는 날개를 펴고 비상(飛上)하게 할 것이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는 공공기관의 리더로부터 오래간만에 전화가 왔다. 자연스럽게 안부를 물었다. 뒤숭숭한 세상이라 건강은 어떠 신지, 대학원 공부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등 안부를 비롯해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자국주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정세까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회사와 관련된 일을 여쭤보았다. “회사일은 여전히 잘 되시죠?” 그랬더니 전화기로 긴 한숨소리와 함께 “대체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 어디 괜찮은 사람 없을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이 말은 그동안 많은 리더들로부터 자주 듣던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우수한 직원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우수한 인재를 키우려는 리더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컨설팅을 하면서 성공한 리더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그중 하나가 사람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부에서 인재 키워낼 수 있다면, 당신 또한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 이번 글은 “Better Answer”라는 주제로 인재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Better Answer에 대한 이해

리더가 기업과 조직을 이끌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받거나, 요청을 받는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 필요합니다” 등이 대표적인 질문과 요청이다. 이런 질문과 요청을 받는 리더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반응하고, 대응하게 된다. 하나는 ‘이것도 질문이라고 하는 건가?’,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나?’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해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만들까?’ 하는 것이다. 전자를 통한 반응과 대응은 업무에 대한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후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의 변화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결국 그들의 역량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리더가 구성원들을 인재로 키우고자 한다면, 질문과 요청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반응하고, 대응해야 한다. 바로 “Better Answer”가 되는 것이다.


“Better Answer”는 어떤 사람일까? 앞서 언급한 문장을 통해 “Better Answer”를 유추할 수도 있겠지만 “Answer”의 어원을 통해 조금 더 구체화해 보자. 고대에는 “Answer”를 “andswaru”으로 표기했다. “andswaru”의 의미는 “a response, a reply to a question(질문에 대답하는 책임감)”이다. 그리고 중세시대(C.1300)에는 “Solution of a problem”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Answer”에는 “Responsibility”과 “Solution”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마디로 질문과 요청에 대해 리더는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Answer” 질문과 요청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사람


기업과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는 성과창출과 인재 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적절히 반응함으로써 인재 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완수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리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Better Answer”, 구성원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감을 완수하기 위해 더 나은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리더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을 받게 되면 리더는 정답을 알려줘야 한다는 강박 관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혀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정답을 알려준다고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고, 인재를 육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답은 있을 수 없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 시 정답을 알려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거나, 스스로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과 책임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역량 향상과 인재육성의 지름길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Better Answer”가 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이제부터는 누구나 “Better Answer”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Good listener 되기!

그동안 구성원들이 했던 질문과 요청들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리더로서 그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했는지도 함께 떠올려 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의 질문과 요청이라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리더가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했는가?’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 그리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것이 정답이다” 고 지시하거나 알려준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구성원들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리더를 찾는다. 스스로 해결할 생각조차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그들의 질문과 요청을 제대로 들어주는 것이다. 들어주는 과정에서 두 가지 이점도 생긴다. 하나는 리더가 그들의 질문과 요청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질문과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리더인 당신에게 질문과 요청을 한다면 먼저 “Good listener”가 되는 것이 “Better Answer”가 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질문과 요청 되묻기!

논어(論語)는 공자(孔子)와 제자가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기술된 책이다. 논어의 형식은 제자의 질문과 공자의 답변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공자(孔子)는 제자의 질문에 대해 매번 바로 답하지 않고 다시 되묻는 과정을 거친다. 그 이유는 제자에게 지식을 가르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쳐 지혜를 갖게 하겠다는 공자의 의도 때문이다. 지식을 주입하는 가르침은 시간이 지나면 햇살에 눈이 녹아내리듯 사라지지만, 스스로 깨우치는 지식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판단을 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게 하는 지혜가 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고, 인재로 육성해야 하는 리더에겐 공자(孔子)의 교수법이 필요하다.


방법론 알려주기!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답답하게 만들고, 힘들게 하는 과목이 있다. 어떤 과목일까? 그렇다 바로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학문은 철학, 천문학, 과학 등과 같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이며, 인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학문이다. 그런데 이 유용한 학문은 온갖 숫자와 기호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하여 대상과 대상 간의 관계를 공리적으로 표현한다(덧셈, 뺄셈, 파이부터 사인, 코사인, 탄젠트, 다항함수, 미분, 적분 등). 수학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기호, 심지어 그 관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뭘 의미하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 문제를 모르니 문제를 풀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려면 숫자, 기호에 대한 의미와 개념을 먼저 이해시켜야 하고, 이후 관계의 공리를 설명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입장에서 정말 힘들기도 하고, 답답한 것이다. 그렇다고 정답을 바로 알려줘도 소용없다. ‘소 귀에 경 읽기’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리더는 간과해선 안된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고, 인재로 육성하고 싶다면 그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쉽게 말해 아이가 “1+1=?” 무엇인지 질문할 때 “2”라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숫자 “1”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고, 기호 “+”의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5+7=?”, “10+100=?”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 “12”, “110”라는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아이로 만들 수 있듯이 말이다.


사례로 설명하기!

구성원들의 몇몇은 방법론까지 알려줘도 적절한 방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은 리더를 한탄스럽게 만든다. 그렇다고 리더의 역할과 책임(역량 향상과 인재육성)을 내려놓을 순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필요한 것이 사례다. 사례는 구성원의 역량을 향상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사례가 마치 수학 문제의 답안지처럼 여겨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례는 구성원들이 요청한 질문과 요청에 대해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게 만드는 가이드 역할을 국한되어야 한다. 즉, 사례를 들어 설명할 때 “기(문제)” – “승(문제의 본질)” – “전(문제의 해결방법과 과정)” 3단계까지 여야 한다. 마지막 단계 “결(정답)”은 되도록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다. “결(정답)”은 구성원 스스로 찾게 만든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야 역량 향상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리더는 완수할 수 있다.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방안을 구성원 스스로가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 직원은 조직에 적합한 인재(人才)가 아니다. 리더는 모든 구성원을 끌어안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구성원 스스로 역량을 함양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구성원을 비상(飛上)하게 만드는 리더

당신은 리더다. 지금도 당신은 구성원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질문과 요청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그 상황이 귀찮기도 하고, 그 내용이 한탄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으로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구성원의 역량 향상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는 기회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그 결과 당신의 조직은 인재(人才)들로 넘쳐나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성과로 행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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