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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효진 Mar 31. 2017

작은 가게, 사회성이 필요해(2)

 Network: 따로 또 같이

 작은 가게들도 네트워크를 이루면 다양성, 합리성을 갖출 수 있다.


앞에서 먼저 이야기 한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양방향을 중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네트워크는 같은 울타리 안에 속한 지점끼리 다대 다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 공급의 양방향 어디든 이 네트워크는 플랫폼에게도 각 사이드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중요하다. 


뉴스를 보면 전통시장에서 활약하는 청년 장사꾼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기존 상인들은 청년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성실함을 칭찬하기도 하고 처음 하는 장사에 서툰 일에는 두 팔 걷어 부치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시장에 젊은 손님들이 북적이기 시작하니 한산하던 거리에 활기가 넘쳐 상인들도 들떠있다. 이런 사례들이 생긴 것은 전통시장을 살리고 청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추진 사업의 일환이다. 아직 활성화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겠지만 이렇게 일단 잘 운영되고 있는 곳들을 보면 청년들의 가게는 주변 가게들과 상호작용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로켓 가게를 하는 젊은 사장은 주변 달걀 가게에서 달걀을 사고 간식을 하시라고 따뜻한 빵을 건넨다. 튀각 전문점을 하는 사장도 그 재료를 주변 상점에서 소량을 그때그때 구매한다. 기존 시장에서도 판매하는 것들을 새로운 맛으로 바꾸거나 젊은 감성에 맞게 포장하는 등 톡톡 튀는 개성으로 무장한 청년들의 가게는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점점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주변의 가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의 시장을 구성하는 가게들이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연대가 강해지면 덩달아 상품의 질이나 서비스도 좋아진다. 그곳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해지면 점점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된다. 시장이 생생해진다.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말이다. 


또 다른 뉴스에는 송인서적 부도 사태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동네 서점들이 연대를 맺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출판시장의 결제관행을 아는 바가 없지만, 이 사태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같은 처지의 서점들이 공통의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얻으려고 뭉치는 모습은 당장의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연대를 할 가능성이 보였다. 


이렇게 활력을 찾은 시장의 가게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 작은 책방들은 지리적으로 모여있다거나 그 업종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의 개성과 운영철학,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서로 달라도 그 공통점으로 모이면 공통의 원하는 바를 이룰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만들게 된다.


작은 가게와 같이 인프라와 자본이 부족할수록 외부에서 부족한 것을 메워야 하는데, 이를 플랫폼을 활용하고 같은 필요조건을 가진 다른 공간과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세스 고딘은 <작은 것이 큰 것이다>에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그 밖의 것은 외부에 맡기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다른 것은 더 잘하는 다른 이들에게 맡기는 것이 안으로는 차별성을 만들고 밖으로는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시장에서 전용 화폐나 상품권을 사용하고 자매결연 맺은 공간에서 공동 회원제를 운영하는 것처럼 하나의 가게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편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호응을 얻었던 기획의 경우, 네트워크로 확장하여 서로 다른 공간에서 시도해 볼 수도 있고, 같은 주제를 전시나 공연 혹은 파티와 스포츠 경기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선보 일 수도 있다. 각 공간이 가진 고객들을 서로의 고객으로 연결시켜 줄 수도 있다는 점만으로도 네트워크가 가진 가능성은 크다.


공간을 찾는 이들이 네트워크를 이루도록 하자


공간뿐만 아니라 한 공간을 찾는 고객 간의 네트워크도 있다. 문화기획자 네트워크, 강사 네트워크, 예술가 네트워크는 공간과 만나면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들과 연계하여 서로의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고 함께 새로운 기획을 풀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간과 관련한 동호회, 동아리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개별로 접촉하지 않고 단체로 접촉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이나 기획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소하는 한편 얻을 수 있는 정보나 수익이 개별 고객에 대한 것보다 크므로 가격적 혜택을 제공할 여지가 있다.  


나 또한 신촌에서 이런 네트워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홍대 앞의 클럽들이 연계된 클럽 데이처럼, 다른 문화공간들과 연계하여 전시와 공연 기획을 하는 것이었다. 네트워크를 만든 공간의 회원카드를 만들고 고객들에게 할인이나 적립의 혜택을 제공하거나 주기적으로 공동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버스 노선을 따라 연결된 공간들을 이어보거나 서로의 공간을 바꾸어서 이벤트를 벌여보는 축제에 대한 것과 같은 것들이다. 이후에 비슷한 기획들이 실행되거나 관련 문화정책이 실행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내가 직접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때의 확장적 생각이 트렌드를 제대로 보고 있었다는 것이기에 이제 더 용기를 내야겠다 생각한다.


공간의 네트워크 말고도 사람들의 네트워크, 그러니까 단체고객이 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도 예술가 협업 모임인 살롱 11을 만들어서 다양한 예술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거나 파티를 통해 같은 일러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로부터 지인들을 소개받아 관계를 늘려나갔다.


살롱11 모임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 팬미팅 때 받은 사인



작은 가게들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작은 것이 큰 것이라면서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핵심적인 것에 몰입하라고 하지 않는가. 단단하고 야무진 작은 가게들이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고 기존 대형 가게들의 합리성, 다양성과 같은 것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와 협력해서 풀어낼 수 있다. 


개성을 유지하되 자기 멋에 취해 외딴섬이 되지 말자, 친구들이 생기면 서로를 소개하여주고 우리 공간과 썩 어울릴 것 같은 공간과 자주 소통하도록 하자. 반짝이는 하나하나의 점은 서로 연결될 때, 보배가 되고 별자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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