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서 그를 알게 됐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독서양이 그리 많지 않았던 나에게 그 책은 꽤나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피라니아 이야기와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많이 꺾였었다. 뭐든 그런 것 같다. 첫 번째 히트작, 그 후 나오는 이른바 ‘아류작’들의 감흥은 처음에 미치지 못한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어서인가. 아니면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인 건가.
난 이 책 ‘바보 빅터’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이다. 17년 동안 자신이 IQ 73의 바보인 줄 알고 살아왔던 한 남자의 인생이 단숨에 역전한다는 게 스토리이니까. 여주인공의 삶 역시 그와 비슷하다.
감흥이 컸던 건 인물의 비극을 다루는 내용의 비중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인가.
그것보다는 당연히 바보라고, 난 안될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자의가 아닌 타의여서일 것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IQ 테스트 결과지의 숫자 한자리를 잘못 본 실수로 인해서, 너무 이뻐서 유괴를 당한 경험이 있는 딸의 안전을 위해서 평생을 ‘못난이’라고 부른 아빠 때문에..
두 명의 주인공은 자신이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고 반평생을 재능을 펼치지 못한 떠돌이로 살아가고, 자신이 정말 못생긴 줄 알고 자신감을 잃은 채 인생을 의미 없이 허비한다.
죽었건, 아직 살아있건,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한 등장인물이 두 명 등장한다.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
작정하고 단점을 집어내자면 그럴만한 부분은 몇 군데 있지만 별로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책은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가 아닌 한편의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서사가 탄탄하니까.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 대해 트집을 잡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그럼 당신이 한번 써보라.”
짧은 글일지라도 작가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는 건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개인적으로도 용기를 많이 받은 책이다. 남들이 아무리 부정적인 말을 하고 아니라고 해도 자신만의 확신이 있다면..
물론 이런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턱도 없는 일을 추진할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지금 나에게 그런 용기를 준건, 지금이 모험을 말리는 시대여서가 아닐까.
아래는 책 속 마음에 들었던 단락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