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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성 Sep 30. 2016

천재적인 동기 부여 전문가


바보 빅터


오랜만에 그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서 그를 알게 됐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독서양이 그리 많지 않았던 나에게 그 책은 꽤나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피라니아 이야기와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많이 꺾였었다. 뭐든 그런 것 같다. 첫 번째 히트작, 그 후 나오는 이른바 ‘아류작’들의 감흥은 처음에 미치지 못한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어서인가. 아니면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인 건가.


난 이 책 ‘바보 빅터’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이다. 17년 동안 자신이 IQ 73의 바보인 줄 알고 살아왔던 한 남자의 인생이 단숨에 역전한다는 게 스토리이니까. 여주인공의 삶 역시 그와 비슷하다.


감흥이 컸던 건 인물의 비극을 다루는 내용의 비중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인가.


그것보다는 당연히 바보라고, 난 안될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자의가 아닌 타의여서일 것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IQ 테스트 결과지의 숫자 한자리를 잘못 본 실수로 인해서, 너무 이뻐서 유괴를 당한 경험이 있는 딸의 안전을 위해서 평생을 ‘못난이’라고 부른 아빠 때문에..


두 명의 주인공은 자신이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고 반평생을 재능을 펼치지 못한 떠돌이로 살아가고, 자신이 정말 못생긴 줄 알고 자신감을 잃은 채 인생을 의미 없이 허비한다.


죽었건, 아직 살아있건,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한 등장인물이 두 명 등장한다.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


작정하고 단점을 집어내자면 그럴만한 부분은 몇 군데 있지만 별로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책은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가 아닌 한편의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서사가 탄탄하니까.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 대해 트집을 잡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그럼 당신이 한번 써보라.”



짧은 글일지라도 작가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는 건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개인적으로도 용기를 많이 받은 책이다. 남들이 아무리 부정적인 말을 하고 아니라고 해도 자신만의 확신이 있다면..


물론 이런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턱도 없는 일을 추진할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지금 나에게 그런 용기를 준건, 지금이 모험을 말리는 시대여서가 아닐까.

아래는 책 속 마음에 들었던 단락 들이다.




방송 기자는 테일러 회장에게 애프리의 CEO로 복귀한 소감을 물었다.

“나는 한때 패배자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세상은 나를 믿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쇼윈도 앞에서 로라와 빅터가 고목처럼 서 있었다. 로라는 TV를 주시한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레이첼 선생님도, 테일러 회장님도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었던 거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포기하고 주저앉은 사이에...”




걱정스런 눈빛으로 로라를 바라보던 레이첼 선생은 제자의 손등 위에 손을 얹었다.

“누구나 일이 안풀린 때가 있단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그리고 꿈을 포기하려고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하지만 모두 변명일뿐이야. 사람들이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정신적인 게으름뱅이기 때문이야. 로라, 너의 고귀한 목표를 되새겨보렴. 너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야. 그렇다면 이런 상황쯤은 이겨내야해.”




“그런데 어떻게 전화번호부나 원주율 값을 천자리 넘게 외울 수가 있죠?”

잭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

“전화번호부를 외우는 능력은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었어요. 고대 인도나 페르시아에서는 경전을 통째로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다 인쇄술이 발달해 책이 대중화되자 사람들의 기억력이 점점 쇠퇴했지요. 인간의 능력이란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게 마련입니다. 하나 물어볼까요? 로라씨는 지금 외우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됩니까?”

“글쎄요. 열개도 안될걸요. 다 수첩에 적거나 전화기에 입력하다보니 외울일이 없네요"

“내말이 바로 그겁니다. 인간은 잠재 능력의 10퍼센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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