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위한 추천 습관
취업은 많은 대학생들의 목표다. 도서관에 가면 많은 학생들이 고시나 공무원 서적을 공부하고 있다. 영어공부를 하러 연수를 떠나고, 인턴이나 공모전에 힘쓰는 것도 대부분 취업을 위함이다. 막연한 스펙쌓기에 대한 지적은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 지원자의 이력을 안볼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력서가 꽤나 효율적인 도구인 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은 기업에 보여줄만한 이력을 만들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인턴과 공모전 등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런 와중에 대학생들에게 취업을 위해 또다른 무언가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내용이다. 그럼에도 나의 경험상, 종이신문을 읽는 습관이 꽤나 큰 도움이 되었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보려한다.
처음 종이신문을 본 이유
처음에는 몇몇 선배들이 종이신문을 읽으라고 권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기사를 볼 수 있는 시대에 종이신문이라니. 자연히 신문보기를 권하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다. 하지만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뭐랄까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불안감이 있었는데, 그것은 막연한 스펙쌓기로는 면접이나 그룹토의에서 잘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면접에서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나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성적표나 자기소개서에 나오는 몇줄의 이력이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려면 우선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했다. 그렇게 신문읽기의 필요성을 좀 더 느끼고 나니 종이신문을 구독할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좋다고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게다가 대학생은 50% 할인도 된다던데. 속는셈 치고 한번 구독해볼까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던중 소위 좋은 직장에 취직한 선배가 얼굴을 파묻고 신문을 읽는 모습을 본 날, 나도 전화기를 들어 매일경제신문을 구독했다.
어떤 신문을 봐야할까
나는 취업준비 차원에서 신문읽기를 시작했기에, 지원하려는 기업과 부서의 특성을 고려했다. 삼성, 현대, SK, LG 등 일반적인 대기업의 취업을 지망한다면, 정치/사회기사보다는 경제뉴스를 집중해서 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의 경제지는 약 30개 지면을 대부분 경제기사에 할애한다. 당연히 지원하는 기업과 관련한 뉴스도 많았다. 최근 실적이나 기업의 중장기 방향성, 새로 출시한 신제품 등의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것은 큰 무기가된다. 반면 언론사 취업을 준비했던 친구는 한가지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신문을 읽었다. 대략 3-4개 종합일간지와 1개의 경제지를 챙겨봤던 것 같다.
종이신문의 좋은점
종이신문을 구독한 후 느낀 종이신문의 장점은 단순하면서도 아이러니했다. 종이신문을 읽으니 비로소 기사를 정독했다. 역설적이지만 돈을 낸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는 데에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사의 퀄리티도 종이신문의 그것과 같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고, 기사를 반드시 봐야하는 환경도 없다. 그래서 조금만 해이해져도 꾸준히 기사를 보지 않는다. 기사를 보겠노라 인터넷을 시작했다가, 쇼핑을 하거나 웹툰이나 스포츠 경기로 기사읽기를 끝낸 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통 경험이다.
반면 종이 신문은 실제로 돈을 지불한다. 돈을 내고 구독하는 신문은 그냥 버릴 수가 없다. 날짜가 지난 신문도 마음 편히 버리지 못한다. 돈이 아까우니까 괜히 신문을 펴 한두개라도 기사를 본다. 그게 바로 돈값을 하는 것이다. 돈주고 종이신문을 보는 것은, 공짜인 기사에 쓸데없이 돈을 쓰는 바보같은 행동이 아니라, 신문 기사를 볼 수 있는 환경에 투자하는 것이다.
종이신문을 볼 때 우리는 더 다양한 주제의 기사에 노출된다. 특정 기사를 읽는 동안 우리의 시야에 많은 기사들이 걸린다. 신문을 한장씩 넘기면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기사를 한번 훑는 와중에 또 많은 헤드라인을 보게된다. 기사 옆에 또 기사가 있는 종이신문의 레이아웃은 클릭을 해야만 새로운 기사로 넘어갈 수 있는 인터넷보다 많은 기사보기에 효율적이다.
종이신문, 어떻게 보면 좋은가
종이신문 읽기는 좋은 습관이지만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며칠만 지나도 신문을 처음만큼 열심히 읽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썼던 방법은 스터디를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대학교 4학년때 1년동안 종이신문 읽기 스터디를 했다. 함께 취업을 준비했던 형과 매일 아침 8시에 도서관 1층에서 만나, 서로 인상깊었던 기사를 3개씩 공유했다. 자연히 더 좋은 기사를 찾기 위해 많은 기사를 보게됐고, 또 스터디라는 도구가 있으니 신문을 안 읽고 넘어가는 날도 없었다. 그리고 기사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사에 대한 많은 이해가 필요했다.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미리 예상 질문을 생각했고 또 관련된 다른 기사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공부가 된 것이다.
종이신문을 읽는 삶
그렇게 1년간 신문을 읽었다. 특정 기업과 산업에 치우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까다로운 경제용어와도 친숙해졌다. 아는 것이 늘어나니 면접에서 자신감도 생겼고, 목소리에 힘이 붙었다. 불어난 자신감만큼 배려심도 생겨서 집단토의에서도 부드럽게 리드를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면접까지 간 모든 기업에서 합격을 했다. 그리고 이제 직장 8년차인 나는 여전히 종이신문을 읽는다. 취업을 위해 시작한 작은 습관이 9년째 유지되고있다. 매일 아침 집앞에 놓인 신문을 통해 세상을 한번 훑어보는 것은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 일간지는 매일 기사를 찍어내야하는 특성상 아주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그만큼 넓은 분야의 기사를 빠르게 다룬다. 이제 세상은 'T자형' 인재를 넘어 '파이자(π)형' 인재를 원한다고 한다. 한 분야를 깊이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종이신문 읽기는 넓은 분야의 정보를 꾸준히 접해 지식의 기초체력을 탄탄히 할 수 있는 습관이다.
다시한번 종이신문 읽기를 권한다.
by 취업에 도움이 되고픈 30대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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