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의 모든 것: 이해하기 쉬운 절차와 핵심 포인트
민사소송을 하려면 법원에 소장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렇게 소장이 접수되면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와 사건번호가 정해지고 소장 부분을 상대측에 송달하게 된다.
한편, 소장 부본을 받은 피고는 그로부터 가급적 30일 안에, 늦어도 재판 기일이 열리기 전까지 원고의 주장에 대해 옳다느니 그르다느니 가타부타 자신의 주장을 적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럼 법원은 다시 이 답변서를 원고 측에 보내주게 되고, 이후로도 공방이 계속 이어지면서 원고와 피고는 재답변서와 재재답변서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피고가 이를 가볍게 여겨 이에 대한 답변서를 아예 제출하지 않게 되면, 원고의 주장에 대해 자백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변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고 승’으로 판결을 내리게 된다.
재판 날짜인 변론기일이 정해지면 원고와 피고 양쪽 모두에 ‘변론기일 통지서’를 보내주게 되는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그날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변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기일이 확정된 후 당사자들은 '준비서면*'을 통해 변론기일에 진술하려고 하는 사항을 제출할 수 있고, 그 외 자신에게 유리한 증인을 신청한다든가 문서 감정이나 유전자 감정 같은 각종 감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후 법정에 나가서도 각자 자기의 주장이 맞다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되는데, 그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어느 한쪽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주게 된다. 이러한 재판 과정을 거치고 나면 선고가 나온다
*준비서면 : 변론기일에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적은 서류로서, 변론기일이 열리기 전 법원에 내야 한다.
판결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확신, 즉 심증이 생기게 되면 법원에서는 변론을 종결하기로 하고,
다음 달 00경 선고를 하겠다고 하는 판결 선고기일을 잡아서 그 날짜에 판결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이에 승복하지 못하겠으면 판결문을 받아본 날로부터 2주일 안에 '항소'를 신청해야 한다.
그리고 항소이유서는 항소장을 제출한 후 대략 한 달 이내에 제출하면 된다(참고로 형사소송은 판결을 선고한 날을 포함해서 7일 안에 항소장이나 상고장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이유서’는 20일 안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니까 항소장을 제출해야 판결이 확정되지 않고 2심인 항소법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만일 2심의 결과도 인정할 수 없어 다시 '상고'라는 이의제기를 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3심인 대법원으로 가게 된다.
1심과 항소심인 2심은 사실관계를 다루고, 3심인 상고심은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1, 2심에서 판단한 사실에 적용한 법률이 맞는지를 따지게 된다.
형사 사건 또한 1심과 2심에서는 어떤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유무죄를 통해 그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3심에서는 새로이 증거를 수집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그 유무죄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사용한 적용법조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증거로 사용한 잘못은 없었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불복 신청에 대해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판결문 내용도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오해, 이유모순,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가게 된다.
민사소송은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해서 심판자인 법원이 판결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민사소송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4-5년 이상 재판이 진행될 수가 있다.
때문에 그전에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미리 통장이나 부동산 같은 채무자의 재산에 가압류 또는 가처분 같은 것을 해놓는 '보전처분'을 해놓게 되는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볼 수 있겠다.
이어 흔히들 재판이라고 말하는 '본안소송'을 거쳐, 소송에서 이기고 나면 원고가 그 재판 결과를 집행할 수 있는 권리, 이를테면 판결문 같은 '집행권원'을 통해 피고가 부담해야 할 의무를 실현시키는 '강제집행'의 순서로 진행이 된다
*집행권원 : 국가의 강제력에 의하여 실현될 청구권의 존재와 범위를 표시하고 또한 집행력이 부여된 공정증서
그리고 남에게 빌려준 돈은 이를 갚기로 한 때로부터(이를 '변제기'라고 한다) 10년 안에 소장을 제출해서 '재판상 청구'(권리자가 원고가 되어 소송을 제기하는 것)를 하거나, '가압류'(금전 채권처럼 받을 돈이 있는 사람이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미리 법원에 압류 신청을 해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 채권자가 가압류를 신청하면서 차용증 같은 근거 서류를 제출하면 법원에서는 등기소에 가압류 등기 기재를 명령하게 되고, 등기부등본 '*갑구' 란에 이를 표시하게 된다)를 신청한다든가, '가처분'(상속이나 이혼 같은 소송을 진행하기 전에 상대방의 재산 정리를 미리 방지하게 하는 처분. 이를테면, 주택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서로 다투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임의로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신청하는 소유권이전금지 가처분이나, 더 이상 공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공사금지 가처분,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집회를 금지해 달라고 요구하는 가처분 등이 있다)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갑구 : 부동산 등기부에서, 대상 부동산의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는 부분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갚을 사람이 채권의 존재를 승인하거나 갚을 의사를 밝히면 ‘소멸시효’의 진행을 일단 중단시킬 수 있다(채권자가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을 때 그 권리의 소멸을 인정하는 제도가 소멸시효다. 예를 들어, 개인 간 금전거래의 시효는 갚기로 한 날로부터 10년이고, 임금이나 퇴직금은 3년, 공사대금이나 납품대금 같은 상거래 채권은 3년이다.
즉, 돈을 빌려줬는데 이를 갚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소송을 제기한다든가 하는 아무런 조치 없이 10년이 지나버리면 더 이상 돈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소멸시효를 연장하려면 법원에 ‘소멸시효 연장’ 소송을 제기하거나, 채무자의 통장을 압류한다든가, 채무자와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내용의 문서를 추가로 작성한다거나, 채무자에게 입금받은 내역이 있을 경우 그때부터 기산일이, 즉 첫날로 잡는 날이 다시 시작되게 된다).
그리고 편지나 내용 증명 우편으로 채무 이행을 독촉하는 것을 법률용어로 '최고'라고 하는데, 이러한 최고를 한 다음에는 반드시 6개월 안에 위와 같은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 가처분의 절차를 밟아야만 시효 중단의 효력이 인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