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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Dec 16. 2023

[서평]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을 읽고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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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에세이 #협찬

울면서 떠난 세계여행, 2년의 방황 끝에 꿈을 찾다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홍시은 지음 / 푸른 향기 펴냄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은 용감하다. 방황의 시작이 여행 이었지만, 결국 그녀에게 여행은 희망이고 삶이 되었다. 대학생이란 신분은 대학교라는 공간에서 불리는 거지만, 결국 학교에 있고 없고는 스스로가 택하는 것이고, 내가 있어야 할 공간, 자리를 찾는 것 또한 나 자신의 몫이다. 21살이라는 나이에 백지 시험지를 제출하고 학교를 떠났다는 건 어떤 이가 보기엔 무모하고 철없는 행동이라 여기겠지만 그 나이는 철없어도 괜찮은 나이다. 자신이 행동한 것에 후회가 없다면 철이 있든 없든 그것은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고, 나는 그녀의 젊은 패기와 도정 정신이 마음에 들고, 자유로운 행동이 멋지다. 온전히 자신을 알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 위한 혼자만의 여행 이라니. 꽃다운 나이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도전이 아닐까. 그녀의 생각과 기록들도 좋다. 뭔가 충격이었던 건 저자가 공대생이라는 것. 이과보다는 문과에 가까운, 문학 소녀와 같은 글솜씨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청춘은 더없이 빛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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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묵은 공기들이 기타 줄에 따라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순간 모든 신경이 아날로그한 소리에 집중되었다.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치 싱잉볼을 연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기타 줄의 고유한 진동이 잡다한 생각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그 매력적인 순간에 매료되어 기타를 구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기타의 가격은 십 만원. 하루 여행비를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후다닥 악기점을 벗어났지만, 그때의 순간이 며칠동안 머릿속에서 아른거렸다.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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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계절을 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목표가 필요하다. 여행이 필요하고 사랑도 필요하다. 일 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커다란 의미가 필요하다. 그건 추상적인 꿈일 수도 있고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다면야 충분하다. 그 의미들이 텅 빈 채로 흘러가는 우리들의 인생을 살아있게 한다. 나는 여전히 꿈을 찾는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거나 위인이 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스스로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면 된다. 부레가 나의 존재를 잠식시키지 않을 때까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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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빛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타인의 빛으로만 가득 찬 세상이 펼쳐진다. 유랑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삶이 펼쳐진다. 세상의 규칙을 맹신하는 이들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펼쳐진다. 정답이 존재한다고 고집하는 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오답이 펼쳐진다. 삶은 우리가 살고자 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나는 여전히 도시의 새파란 하늘 속에서, 보이지 않는 별들을 헤아리곤 한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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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통해 만나는 사람, 장소, 인연, 자연 그 모든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여행 안에서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들은 그 모든 것이 소중하다. 그녀가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고, 타국에서 기타를 배우고, 세계 여러 나라의 외국인을 만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들이 어쩌면 교과서에서는 만날 수 없는 배움이기에. 무작정 학교를 휴학하고 여행을 떠난다는 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겠다는 그녀의 무언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여행에서 이처럼 저자가 여행을 통해 만난 그 모든 것들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울면서 떠난 세계여행, 2년의 방황 끝에 꿈을 찾은 그녀는 삶의 방향을 찾은 듯하다. 앞으로 그녀의 여행작가로서의 삶을 묵묵히 응원하고 사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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