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화에도 길은 있다

9장. 돈과 경제: 어떻게 풍요롭게 다룰 것인가

by 최동철

9장. 돈과 경제: 어떻게 풍요롭게 다룰 것인가


‘돈’만큼 우리의 희로애락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것도 드물다. 돈은 우리에게 자유와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불안과 집착의 족쇄가 되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이야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자신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민낯이기도 하다. 우리는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고, 또 어떻게 지켜야 할까?

진정한 풍요는 단순히 통장 잔고의 숫자에 있지 않다. 그것은 돈을 다루는 태도와 철학에 달려있다. 주역은 ‘크게 소유하는 지혜(대유괘)’와 ‘스스로를 낮추는 미덕(겸괘)’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 충만함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워보자.


- 대유(大有)괘와 겸(謙)괘: 소유하되 집착하지 않는 태도
화천대유(火天大有)괘(☲☰)는 ‘크게 소유한’ 상태, 즉 부와 성공이 정점에 이른 순간을 상징한다. 하늘(☰) 위에 태양(☲)이 높이 솟아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이다. 숨겨진 부가 아니라, 누구나 인정하는 명명백백한 성공과 풍요를 의미한다. 이때 주역은 “악을 막고 선을 드날리며, 하늘의 아름다운 명을 따르라”고 조언한다. 즉, 크게 얻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라는 것이다. 반면, 지산겸(地山謙)괘(☷☶)는 주역에서 가장 길한 괘 중 하나로 꼽히며 ‘겸손’의 미덕을 상징한다. 땅(☷) 아래에 거대한 산(☶)이 있는 모습이다. 높은 산이 스스로를 낮춰 평평한 땅 아래에 머무르니, 자신의 재능과 공덕을 자랑하지 않고 감추는 겸허함의 극치다. 주역은 오직 겸괘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말한다. 이 두 괘는 우리에게 부에 대한 핵심적인 통찰을 준다. 진정으로 위대한 소유(大有)는 반드시 겸손(謙)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이 없는 부는 교만을 낳고, 그 교만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화를 부른다. 돈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은, 많이 버는 기술과 함께 잘 쓰는 철학, 그리고 겸허한 마음을 동시에 갖추는 데서 형성된다.


- 크게 얻었을 때(大有) 지켜야 할 것들

마침내 부와 성공을 손에 쥐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경계하고 지켜야 할까? ‘대유’의 상태는 가장 큰 성취의 순간이자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다.
* 교만하지 않는 자세: 성공은 나의 노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수많은 사람의 도움과 시대의 운이 따랐음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 균형 잡힌 자산 관리: 부를 쌓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더 큰 욕심에 사로잡혀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기보다, 안정적인 성장과 보존의 균형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 변화된 관계 관리: 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온다. 시기하는 사람도, 아첨하는 사람도 생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겸손하게 주변을 챙기고, 진실한 관계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 사회적 책임과 나눔의 실천: 대유괘의 핵심은 ‘나눔’이다. 내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선한 영향력을 만들 때, 나의 부는 더욱 빛나고 가치 있어진다.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은 사라지는 비용이 아니라, 더 큰 풍요를 부르는 씨앗이다.


- 부를 부르는 겸손(謙)의 미덕

놀랍게도, 겸손은 단순히 윤리적인 미덕을 넘어 실질적으로 부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다.
첫째, 겸손은 신뢰를 낳는다. 사람들은 교만한 사람이 아닌 겸손한 사람과 거래하고 싶어 한다. 겸손한 태도는 상대방에게 신뢰와 호감을 주며, 이는 곧 비즈니스 기회와 귀인의 도움으로 이어진다.
둘째, 겸손은 실속을 챙기게 한다. 겸손한 사람은 과시적 소비로 부를 낭비하지 않는다. 명품이나 비싼 차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본질적인 가치, 즉 자신의 실력을 키우거나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투자하며 장기적인 부를 쌓아간다.
셋째, 겸손은 최고의 무형자산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바로 ‘신뢰’와 ‘평판’이다. 겸손한 태도로 꾸준히 쌓아 올린 좋은 평판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나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된다.


- 투자, 소비, 나눔의 균형을 잡는 길


건강한 경제생활은 ‘투자, 소비, 나눔’이라는 세 바퀴가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 투자 (대유를 만드는 길): 투자는 부를 성장시키는 엔진이다. 주역적 관점에서 투자는 리스크와 수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과도한 탐욕(교만)은 피하고, 분산투자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안정적인 부의 증식을 꾀해야 한다.
* 소비 (대유를 표현하는 길): 소비는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행위다. 이것이 과시를 위한 낭비(교만)인지, 아니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합리적 소비 혹은 의미 있는 지출(지혜)인지 구분해야 한다.
* 나눔 (겸손을 실천하는 길): 나눔은 부의 선순환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수입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거나, 나의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나 자신과 공동체를 함께 이롭게 하는(益) 최고의 투자다. 나눔을 통해 얻는 정신적 충만감과 사회적 신뢰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자산이 되어 돌아온다.

결국 돈의 문제는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루는가’의 문제다. 대유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되, 늘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을 때, 우리는 돈 걱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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