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기록 Aug 30. 2021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해요?

가지가지 다 하는 에디터의 세계 안내서


최근 텀블벅 펀딩으로 책 한 권을 구매했다.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해요?』라는 제목에 가지가지 다 하는 에디터의 세계 안내서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었다.


에디터 직업 탐구서


이 책은 독립잡지 '나이이즘'을 만드는 고호 콘텐츠에서 나온 단행본으로, 나는 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소식을 접했다. 펀딩 특성상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 책을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었는데, 그 기다림의 시간에 비해 너무 빠르게 다 읽어버렸다. 



JOBS-EDITOR,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에디톨로지 등 이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어왔지만 그중 에디터가 구체적으로 어떤 매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등 이 직업의 실무 세계를 소상히 담아낸 책은 없었기에 더더욱 흥미로웠다.





억울해서 쓰기 시작한 책

- 우리 에디터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다." 요즘 자주 곱씹는 문장 중 하나다. 이 책의 저자인 박의나·윤경민도 에디터로 일하며 이런 질문을 자주 받았다고 한다.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해요?


그 물음은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경우도 있었지만, 에디터의 역할이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일의 가치까지 후려치려는 의도인 경우도 많았다.


고작 몇 페이지짜리 원고니까 1시간이면 되겠죠?
저자의 원고만 훌륭하면 편집자가 할 일이 있나?
별 거 안 하는 것 같은데 단가가 왜 이렇게 비싸요?


이런 본심들이 숨겨진 질문에는 '우리 에디터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속으로 외쳤다고 한다. 그때마다 차곡차곡 쌓여온 억울함은 그들이 이 책을 만드는 동력이었다.



출처: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해요?』 텀블벅 펀딩 페이지


책의 목차



책의 목차는 크게 에디터가 하는 일 / 에디터가 만드는 것 / Q&A 로 나뉜다.


에디터는 글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의 전 과정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사람이다.



Part 1

이 책의 첫 번째 파트에서는 원고 작성 외에도 기획, PM, 현장 취재, 인쇄 등 가지가지 다 하는 에디터의 업무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


사진의 톤 앤 매너를 정하고, 시안을 준비하고, 스태프를 꾸리고, 공간을 섭외하고, 촬영 컷을 선택하고, 보정된 완성 컷을 확인해서 정리하는 것까지. 촬영을 직접 하지는 않지만 '사진 촬영'이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에디터의 업무는 매우 많다.

-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해요?』


Part 2

또한 에디터는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한다.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매거진이나 책뿐만 아니라 뉴스레터, 사보, 영상, SNS 콘텐츠 등 에디터가 만드는 것들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다.



Special

마지막에 부록으로 삽입된 '에디터가 직접 답해드립니다' 파트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궁금해할 만한 질문에 대한 Q&A다.


에디터 일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요?
신입 에디터는 어떤 일부터 시작하게 되나요?
에디터는 모두 글을 잘 쓰나요?
프리랜서 에디터는 글감을 어떻게 구하나요?


등등 에디터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법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실무에 적용해볼 수 있는 노하우

연륜 있는 에디터가 알려주는 꿀팁과 주의사항들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숙련의 정도'를 의미하는 연륜. 이 책에는 실수도, 불상사도 오롯이 겪어내며 연륜 있는 에디터로 거듭난 저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가령, 에디터의 업무 중 인터뷰를 소개하는 챕터에서는 '인터뷰의 종류에는 서면/대면/전화 등이 있고, 준비는 이런 단계를 거치면 좋다'는 정보뿐만 아니라 '인터뷰가 망했을 때는 이렇게 해라' 혹은 '단답형 인터뷰이를 만난다면 이런 방법을 써봐라' 등의 팁도 함께 소개된다.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 중 생길 수 있는 곤란한 상황,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그를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까지도 다루는 것. 그 외에도 인터뷰 제안 메일 샘플, 외주 작업자를 찾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사이트 목록 등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레퍼런스와 노하우가 가득하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에디터라는 직업이 궁금했던 사람

에디터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취업 1-2년 차 주니어 에디터/PM

콘텐츠 기획 및 제작에 관심 많은 사람


에디터를 꿈꾸거나 에디터가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가장 도움 될 만한 책이다. 나는 이미 다 읽었지만,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우리는 에디터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스페셜한 제너럴리스트,
혹은 가장 제너럴한 스페셜리스트
라고 생각해요.



에디터는 하나의 이름 뒤에 기획자, 인터뷰어, 교정교열가, 디렉터 등 다양한 역할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에디터에게는 호기심이나 관점뿐만 아니라 독자의 니즈를 읽어내는 감각, 수많은 관계자 사이에서 명확한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 자신이 맡은 콘텐츠를 끝까지 완성해내는 근성, 그게 세상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가장 스페셜한 제너럴리스트, 혹은 가장 제너럴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길은 그리도 험난하다. 그럼에도 내가 기획하고 만든 콘텐츠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정보를 주고, 즐거움을 주는 일이 좋다면?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충분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