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최근까지도 이사를 너무 자주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지 나는 특히 '안락한 잠자리'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 같다. 3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배낭여행 떠나서 길거리에서 등만 붙이면 자고 그랬는데 이제는 잠 만큼은 좋고 편한 곳에서 자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열흘가까이 되는 장기여행을 처음 떠났는데 간사이지방을 다 돌고 마지막 도시인 고베에서는 무리해서 특급 호텔을 잡았다. 그중에서도 고층 하버뷰를 잡아서 새벽 늦은 시간까지 와이프와 야경을 보며 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오쿠라 호텔은 고베의 대표적인 고급호텔로서 지어진지는 꽤 오래되었다. 일본 경제의 최전성기인 80년대에 지어진 건물 같은데(물론 그 이후에 많은 리모델링이 있었겠지만), 최신의 호텔에서 줄 수 없는 또다른 고풍적인 느낌과 아날로그적인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로비가 너무 예뻐서 각자 한 컷씩.
마침 우리가 갔을 때가 신년연휴라서 새해 복을 비는 다양한 구조물들을 설치했다.
아래 사진이 우리 호텔룸에서 찍은 고베시내와 고베항의 전경이다.
조용하게 자동차도로에서 움직이는 차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 좋았다.
카메라 : Yashica Electro 35
필름 : Fuji Superia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