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디자이너의 경험]
요즘 들어 공간에 관한 고민이 많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p-s-1(플랜트 소사이어티 1 @ps1.official) 쇼룸이 벌써 2년 가까이되어 계약 만기를 바라보고 있다. 처음 p-s-1 쇼룸, 플레이크 스튜디오를 구할 때에는 어떤 공간을 구해야 하는지 반대로 어떤 공간을 피해야 하는지에 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우연히 처음 본 매물이 마음에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조금은 무모한 선택이었지만 공간이 꽤 마음에 들었고 2년간 나름 큰 문제없이 잘 사용했다.
쇼룸을 이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021년, 작년 봄이 지나서부터이다. 사실 p-s-1 쇼룸을 2년간 운영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운영한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COVID 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6개월간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았고, 가을이 지나서는 공간이 너무 추워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 좋은 공간을 구해두고도 절반 이상은 사무실, 혹은 창고로만 사용한 것이다.
사실 이 공간은 하얀색 깔끔한 외관을 가진 예쁜 건물 1층 상가였지만, 유리벽이 많아서인지 단열이 잘 되지 않았고 유리문 틈새로 들어오는 찬 바람은 아무리 난방기기를 많이 가동해도 실내 온도를 떨어뜨렸다. 지하철역과도 거리가 있고 찾아오는 길에 오르막 언덕이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는 것이 꽤 쉽지 않았다. 주차 공간이 따로 없는 것도 딱히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후엔 불편함이 되었다. 처음엔 디자이너 둘이 사용하는 작업실 개념으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인원이 늘고 사람들이 점점 모이다 보니 처음엔 크게 느껴졌던 공간이 작게 느껴졌고 장점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불편함이 되었다.
2021년 4월, 분더샵 청담 플레그십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한 이후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미쳐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들이 더 눈에 띄였다. 애써 방문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지 못한다는 것 역시 미안한 마음이었다. 바로 부동산에 공간을 내놓았지만 상권 악화와 팬데믹 상황 때문인지 보러 오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불편한 상태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좋은 공간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어떤 게 필요한지, 어떤 부분들을 살펴봐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사실 잘 알았다면 p-s-1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 몰랐고 무모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 사실 공간과 환경의 불편함 보다 일단 시작했다는 것,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지금은 새 공간을 구하기 위해서 앱, 블로그 카페 등을 실시간으로 매물들을 살펴보며 까다롭고 신중하게 고른다. 작년 11월부터 적극적으로 공간을 찾아보기 시작했으니, 벌써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처음 무모하게 도전했던 패기와 다르게 조금씩 이해하고 아는 것들이 생기자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도 늘어났다. 과연 마음에 드는, p-s-1과 잘 맞는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발품을 팔아본다.
p-s-1과 잘 어울리는 상권, 혹은 공간이 있다면 과감한 추천 부탁합니다. 공감되는 내용들이 있거나 더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DM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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