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자 사랑 담아 끓인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자연산 돌미역 듬뿍 넣은
새벽녘 허기지고 속 쓰리다 하여
소매 걷어붙이고 만들었지요
몇 번인가 밥 먹고 잠자고 간 그 사람
생일 때 꼭 한 번 쓰고서는 아껴둔
값비싸고 맛난 해녀 돌미역
넉넉히 꺼내어 씻기고 불려
물 넣고 표고 넣고 간장 두르고
팔팔 끓여 대접 가득 담았습니다
대파도 쫑쫑쫑 썰어 넣고요
일 밀리리터에 팔십사 원 하는
국내산 들기름 한 바퀴 두릅니다
후후 불어가며 금세 한 그릇 비웠지요
한 솥 가득 끓였지만
이건 나만 먹으렵니다
새벽만 되면 속이 허하고 쓰리다 하는
내게 다 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