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라디오 NEB의 <팝스 텔레폰 리퀘스트>입니다. 라디오를 듣고 계셨나요?"
나는 입 안에 남아 있던 치즈 크래커를 황급히 맥주와 함께 넘겼다.
"라디오요?"
"그렇습니다. 라디오, 문명이 낳은...딸꾹... 최고의 기계지요. 전기 청소기보다 훨씬 정밀하고, 냉장고보다 훨씬 작고, 텔레비젼보다 훨씬 쌉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쯧쯧즛, 그러면 안 되죠. 라디오를 듣지 않으면 안 된다구요. 책을 읽어 봤자 고독해질 뿐입니다. 안 그런가요?"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중
"돈 있는 사람은 배 안에서 말을 걸어줄 라디오란 걸 갖고 있지. 야구 얘기를 해주기도 해. 라디오로 야구를 듣는다는 건 얼마나 신나는 일일까"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