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비즈니스 메일, 말투만 공손하면 끝이 아니다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

by Jeremy

– 문어체와 구어체의 차이


메일을 쓰다 보면 ‘공손하면 됐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공손함은 기본일 뿐, 메시지의 무게와 신뢰는 ‘형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하듯 툭툭 던지는 구어체는 친절해 보일 수 있지만, 때로는 신중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이 장에서는 문장의 톤과 구조, 즉 문어체의 중요성을 통해, ‘잘 썼다’는 말을 듣기 위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다루게 된다. 정중한데도 어딘가 부족했던 나의 메일, 문제는 말투가 아니라 문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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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지?”

승훈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머리를 감싸 쥐었다. 방금 허 부장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 한 줄, 단 세 마디.

‘메일 다시 보내세요.’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어제 팀 회의가 끝난 직후, 회의록을 정리해 허 부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문장은 평소처럼 정중했고, 이모지도 안 썼고, 맞춤법 검사도 돌렸다. 그런데도 부장의 반응은 똑같았다. 차갑고 간결하고, 도무지 기준을 알 수 없는 ‘불만족’.

‘진짜, 뭐가 문제일까….’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보낸 메일을 다시 읽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오늘 회의 내용 정리해서 보내드려요.

혹시 빠진 거 있으면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

친근하고 공손하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부장의 눈에는 그것이 ‘부족한 문서 작성 역량’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승훈은 잠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내가 실무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늘 글쓰기 하나로 이러쿵저러쿵 평가받아야 하지?’

바로 그때, 고 대리가 그의 책상 옆에 살며시 앉았다.

“혹시 또 부장님한테 메일 지적받은 거야?”

승훈은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정말 모르겠어요. 전에는 말투가 너무 친근하다고 하셔서 이번엔 존댓말 쓰고 맞춤법도 다 확인했거든요….”

고 대리는 조용히 웃으며, 그가 쓴 메일을 다시 찬찬히 읽었다. 그리고 마치 유레카를 외치듯 말했다.

“당, 연, 히, 이거지요. 말투는 공손해졌는데, 문장은 여전히 ‘대화체’잖아요. 일상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다고요. 여긴 회사랍니다, 동호회나 친구 모임이 아니라.”

“네?”

승훈은 스스로에게 되묻고 말았다. ‘말투가 공손한데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그때, 지나가던 조 과장이 이 대화를 듣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마디 보탰다.

“고 대리 말이 맞아요. 비즈니스 메일은 단순히 정중하게 쓰는 게 전부가 아니죠. ‘문어체’로 쓰여야 해요. 그래야 기록이 되고, 근거가 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거랍니다.”

세 사람은 함께 회의실 구석의 작은 칠판 앞에 섰다. 조 과장은 승훈의 메일을 칠판에 적고, 그 아래에 살짝 고쳐 쓴 예시를 친절하게 덧붙였다.




원문:

오늘 회의 내용 정리해서 보내드려요. 혹시 빠진 거 있으면 말씀 주세요!

개선된 문어체 버전:

금일 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송부드립니다. 검토 후 의견 있으시면 회신 부탁드립니다.

승훈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같은 말인데… 느낌이 좀 다르긴 하네요.”

“느낌이 아니라, 전달력과 무게가 다르지요.”

고 대리가 웃으며 말했다. 승훈은 이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허 부장은 ‘말투의 격식’이 아니라, ‘문장의 형식’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손한 말투는 기본이고, 거기에 정확하고 단정한 문장 구조가 갖춰져야 ‘업무 메일’로서 기능한다는 것을 그는 이제야 이해했다. 이해가 아니라 기록이다.

그날 오후, 승훈은 팀 전원에게 전달할 메일을 다시 작성했다. 이번엔 형식을 완전히 바꿨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금일 회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송부드립니다.

(이하 회의 요약)

검토 후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일을 보내고 30분쯤 지났을까. 허 부장의 답장이 도착했다.

잘 정리했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단 세 마디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느낌이, 뉘앙스가. 문장의 끝에서 무언가 묵직한 만족감이 전해졌다. 승훈은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자리를 떴다. 커피 머신 앞에서 고 대리가 슬며시 다가와 속삭였다.




“방금 그 메일 좋았어요. 문장은 습관이라니까. 익숙해지면 그게 결국 실력이 됩니다.”

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들고 돌아섰다. ‘문장은 곧 당신의 얼굴이다.’

며칠 후, 사내 공지로 ‘문서 작성 가이드라인’ 초안이 전 직원에게 공유되었다. 발신자는 조 과장. 작성자는 고 대리. 그리고 그 가이드라인 예시문 중에는, 승훈이 작성한 회의 요약 메일이 ‘좋은 사례’로 소개되어 있었다.

승훈은 자신의 문장이 공식 문서의 일부가 된 것을 보며 묘한 뿌듯함을 느꼈다. 처음엔 ‘친근함’이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기록되는 글은 ‘친근함’보다 ‘신뢰감’이 우선이고, ‘정확성’과 ‘책임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이다.

회사 생활이란 결국, 말을 잘하는 것만큼 ‘글을 잘 쓰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그리고 그 글은 언젠가 나의 실력을 말없이 대변하게 된다.




문해력/어휘력/이해력 점검 6단계


1. 사달 / 사단


‘사달’은 사고나 탈을 의미함.

‘사단’은 사건의 단서나 일의 실마리를 뜻함.


OX 퀴즈

기말고사 당일 새벽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한 것이 사달이 되어 시험을 망쳐버렸다. ( ) X

여행 가느라 물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이 사단이 되어 베란다 화분에 꽃들이 말라 죽어버렸다. ( ) O

불안불안했는데 결국 이 사달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널 용서할 수 없어. ( ) O


2. 개발 / 계발


‘개발’은 땅이나 자원, 시스템 등을 인위적으로 개척하거나 발전시키는 것.

‘계발’은 지식, 재능, 사상 등을 일깨워서 발전시키는 것.


OX 퀴즈

그는 언제나 자기 개발에 열정적이어서 주위에서 언제나 칭찬을 받곤 하지. ( ) X

지방자치단체에서 신도시 계발 계획을 발표했더니 집값이 엄청 올랐다. ( ) X

최근 AI 기술 개발을 통해 직장인들의 업무 효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었다. ( ) O


3. 재임 / 연임 / 중임


‘재임’은 다시 그 직을 맡음(한 번만 더).

‘연임’은 연속해서 같은 직책을 맡음.

‘중임’은 다시 그 직책을 맡음.


OX 퀴즈

OOO 시장은 벌써 세 번째나 시장직에 재임한 거니 12년이나 그 자리에 계시는 거네. ( ) X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중임에는 성공했다. ( ) O

4년 후 재임을 꿈꾸는 그는 분명 당선될 것이다. ( ) O


4. 연역 / 귀납 / 귀추


‘연역’은 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도 반드시 참인 논증(must be).

‘귀납’은 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이 아마도 참인 논증(actually is).

‘귀추’는 그저 어떤 것이 그럴지도 모른다고 제안함(may be).


OX 퀴즈

‘사람은 죽는다. 스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고 말하다니 연역법에 대해서 잘 아나 보네. ( ) O

내가 본 모든 까마귀는 검정색이었어. 그럼 모든 까마귀가 검정색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이게 바로 귀납법인 거지? ( ) O

3반 학급 분위기가 좋고, 그 반 담임선생님의 성격이 밝다는 사실을 통해 담임선생님의 성격이 밝으면 학급 분위기가 좋다고 판단하신 김 선생님의 방식이 바로 귀추법인 거야. ( ) O


5. 간증 / 방증


‘간증’은 과거에는 자신이 목격한 사건에 대해 진술한 증인을 뜻했으나 현재는 주로 교회에서 하나님의 증인으로서 진술하는 일을 뜻함.

‘방증’은 어떠한 사실을 직접적이 아닌 간접적으로 증명함.


OX 퀴즈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며 교회에서 방증을 해야 한다고 따라가자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 ) X

마지막 남은 떡볶이를 내게 주겠다니 날 좋아한다는 방증일 거야. ( ) O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씻고 옷 입는 거 보니 어서 놀러가자는 간증이군. ( ) X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심지어 예스24에서는 실시간 종합 1위를 차지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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