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셨습니다”와 “수고하셨습니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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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는 결과로 평가받지만, 사람은 태도로 기억된다. 특히 마지막 인사 한마디는 함께 일한 이들에게 ‘그 사람’을 정의 내리는 결정타가 되기도 한다. “고생하셨습니다.”와 “수고하셨습니다.” 그 미묘한 차이는 생각보다 깊다. 승훈은 입사 첫날부터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마지막 인사에서만큼은 단단히 다짐했다. 이번만큼은 회사가 그를 기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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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략 통합 발표’ 프로젝트는 회사에서도 중요한 사안이었다. 여러 부서와 협업해야 했고, 핵심 임원들의 평가도 동반되는 일이었다. 승훈은 기획안 초안 작성부터 시안 수정, 실적 보고서,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 전 단계에 참여하며 팀의 일원이 아닌 ‘핵심 실무자’로 뛰었다.
발표 당일, 그는 새벽 일찍 출근했다. 사무실 불이 꺼진 채 적막한 와중에도 노트북을 켜고 발표 자료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더없이 피곤했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처럼 덜덜 떨리지도 않았다.
고 대리와 함께 리허설을 마치고, 조 과장과는 발표 순서와 예상 질문에 대해 짧은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허 부장은 마지막 슬라이드의 메시지를 다듬으며 말했다.
“여기, ‘한 걸음 앞선 고객 경험’이라는 문장이 좋아요. 다만 마지막 인사 멘트는 승훈 씨의 말로 정리해요. 그게 자네를 더 드러낼 수 있으니까.”
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라면, ‘수고 많으셨습니다’로 마무리할게요.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니까요.”
발표는 긴장감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중간중간 짧은 유머도 더해졌고, 임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Q&A까지 마치고 마지막 슬라이드를 넘기며 승훈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단순한 인사였지만, 그 안엔 진심과 존중, 책임 의식이 함께 담겨 있었다. 발표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그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허 부장이었다.
“좋았어요. 아주 잘했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고요. 발표도 좋았고, 마지막 인사도 아주 깔끔했어.”
조 과장은 뒤따라 나오며 웃었다.
“이제 진짜 우리 팀의 중심으로 들어섰네, 승훈 씨.”
고 대리는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승훈 씨, 오늘 완전히 달라졌더라고요. 톤도, 태도도, 말하는 방식도. 진짜 고생 많았어요.”
승훈은 웃으며 말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날 저녁, 팀은 조촐한 회식을 열었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승훈도 이제는 농담을 던지고, 선배들의 이야기에 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처음 입사했을 땐 말을 더듬더니, 이제는 승훈 씨 말이 우리가 가장 기다리는 말이라니까.”
그는 그 말에 조용히 미소 지었다. 입사 후 수많은 실수와 고민, 혼란과 배움이 겹쳐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그 모든 여정의 증거였다.
밤이 깊어지자, 회식 자리는 하나둘 정리되기 시작했다. 승훈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말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또렷하게 인사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날 밤 승훈은 회사 옥상에 홀로 올라섰다.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는 가운데, 그는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자신의 성장이 말 한마디, 문장 하나에서 시작되었고, 결국 또 하나의 말로 끝을 맺었다는 사실이 문득 실감 났다.
“단어 하나로 나는 달라졌구나.”
그는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음 날, 승훈은 또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모두가 모인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제 더 이상 신입사원이 아니었다. 그는 말로, 태도로, 책임으로 증명된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좋은 인상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문해력/어휘력/이해력 점검 20단계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한 남자 그레고르 잠자가 가족과 사회로부터 점차 소외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정체성, 인간성, 가족, 노동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현대 문학의 대표적 상징 소설로 꼽힙니다.
� 지문
영업사원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해 있었다. 다리는 딱딱하고, 배는 벌레의 등처럼 둥글게 부풀어 있었다.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몸을 일으켜보려 하지만, 벌레의 몸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의 변화에 놀란 가족들은 처음에는 문을 두드리며 안타까워하다가, 점차 그를 방 안에 가두고 외면한다.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향해 지팡이를 휘두르며 내쫓고, 어머니는 놀라 기절하며, 여동생 그레타마저 점점 그의 방 청소를 멈추고 거리를 두게 된다.
시간이 지나자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없는 삶에 익숙해지고, 마침내 그는 조용히 굶어 죽는다. 그가 사라진 다음 날, 가족들은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며 환하게 웃는다.
� 문해력 문제
Q1. 그레고르의 상황과 가족의 반응을 바탕으로 아래 문장을 완성하세요.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하며 ( 쓸모를 잃은 ) 존재가 되었고, 이는 인간이 ( 노동 능력을 잃었을 때 ) 쉽게 소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어휘력 문제
Q2. ‘변신’의 상징적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실제로 벌레가 된 기적
2. 꿈을 꾸는 상태
3. 사회에서 무력화된 인간의 은유
4. 과학 실험의 실패
✅ 정답: 3번
Q3. 다음 중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뒤 겪은 가족의 태도 변화로 적절한 것은?
1.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더 깊은 헌신으로 변화
2. 동정심에서 공포와 외면으로 변화
3. 관심 없음에서 놀라움으로 변화
4. 미움에서 용서로 변화
✅ 정답: 2번
✅ 해설
문해력 해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것은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사회와 가족 안에서 인간이 자신의 역할을 잃었을 때 어떤 존재가 되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가족은 그를 도우려 하지 않고, 무능한 존재로 여기며 밀어냅니다.
어휘 해설:
- ‘변신’은 단순한 형상 변화가 아닌, 자아 상실과 사회적 기능의 붕괴를 의미하는 은유입니다.
- 가족의 태도 변화는 사랑 → 혐오 → 외면이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인간이 어떤 조건 속에서 쉽게 도구화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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