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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by 조기준 Dec 06. 2018

04.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계속되는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사랑은 가장 근원적인 인간의 감정이다. 인류 보편적이면서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외의 가치와의 교제 또한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미움의 대립 개념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러한 감정마저 전부 포함한다. 에로스(eros), 육체적인 사랑, 플라토닉(platonic), 정신적인 사랑, 아가페(agape), 헌신적인 사랑으로 나누어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불교에서는 자비로 표현하기도 한다. 유교에서는 인(仁)으로, 힌두교는 카마(kama)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처럼 사랑은 쉽게 한정 지어서 말할 수 없는 감정 표현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인 효도 역시 사랑이며,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정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고 있다.      



영화, 드라마, 책, 음악 등 인간이 누리고 접하는 매체 중 가장 대표적인 주제 역시 사랑이다. 서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우리나라에서는 ‘견우와 직녀’, ‘성춘향과 이도령’ 정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처럼 인류는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계속된다고 말할 수 있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맹자 역시 사랑의 감정을 바탕으로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손해를 보고 희생을 하더라도 상대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행동은 타인을 향한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더불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 역시 중요하다. 나부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상대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조금 어렵더라도, 많이 행복해지는 삶이라면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도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상대가 틀렸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회사는 1차적으로 이익에 근거하는 집단이다. 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사람이 분명히 수도 없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 부서 김 대리와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우며,
최 주임은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상사가 무서워서 출근길이 지옥길 같아요’라는 말은
이제 과거에나 통하는 말이리라.
부하 직원이 무서워서 출근이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호소하는 상사들이
부쩍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익에 근거하는 집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뭔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감정선 하나는 존재할 것이다. 그 하나만 잘 이해해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낸다면 분명 오해와 미움은 조금씩 사라질 것이다.     


많은 직장인이 일이 많은 것은 견디겠는데, 인간관계가 힘들면 직장생활 하는 것이 지옥 같다고 말한다. 요즘 직장에서 시나브로 심리전문가가 상담을 하게 되는 이유도 이러한 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나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니 회사 역시 먼저 해법을 찾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김 대리든, 최 주임이든 회의실에서든, 커피숍에서든 툭 터놓고 이야기해보면 참으로 별 것 아닌 것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렇게 열심히 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인정해주지 않았거나, 옆 팀 강 주임은 팀장이 적극 추천해서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랐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서 상처받은 것이다. 

  

앞뒤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면 오해라곤 없을 텐데 직장에서는 보통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알아서 이해하겠지 하는 심정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작은 불꽃 하나가 활활 타오르면 결국 타 부서로의 이동을 넘어 퇴사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부하직원이든, 상사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점을 잘 들어주자. 잘 들어주는 것에서 조금 더 보태어 경청해주자. 듣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이해해줄 수 있고, 그들의 마음을 내 쪽으로 돌릴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직장에서뿐 아니라 가정, 친구 간, 동호회 등 많은 경우에도 대입해볼 수 있다. 내가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겉으로만 그런 것이다. 솔직히 천군만마를 얻는다는 심정이라면 그러한 것쯤이야 무엇이 문제일까.     



유비 역시 천군만마와 같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지 않았던가.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분명히 내 잘못도 있을 것이다. 사람은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기에 나의 단점이나 잘못한 점을 쉽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먼저 져주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적군이라 생각했는데 아군이 되어버리는 찰나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고 했다. 또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 제일은 사랑이라고 했다.     


성인군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그러한 마음을 갖는다면 충분히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어렵더라도, 많이 행복해지는 삶이라면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스토리로 맹자 읽기


                                               나의 것이 아닌 자리


有大人之事 有小人之事 且一人之身而百工之所爲備.

유대인지사 유소인지사 차일인지신이백공지소위비.


如必自爲而後 用之 是率天下而路也.

여필자위이후 용지 시솔천하이로야.


故曰 或勞心 或勞力 勞心者 治人 勞力者 治於人.

고왈 혹노심 혹노력 노심자 치인 노력자 치어인.


治於人者 食人 治人者 食於人 天下之通義也.

치어인자 식인 치인자 식어인 천하지통의야.


- 뜻풀이 - 


관리가 할 일이 있고 백성이 할 일이 있다. 또한 사람의 몸에 모두 행하는 바가 갖춰져 있다. 만약 반드시 자기가 만든 후에야 그것을 쓴다면 이것은 천하 백성을 거느리고 바삐 뛰며 다니게 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혹은 마음을 수고롭게 하거나 혹은 힘을 수고롭게 하니,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힘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다고 하였다.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남을 먹이고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의 것을 먹는 것이 천하에 모두에 통하는 의리다. 
                                                                                                                       — <등문공 上>






2018년 11월 30일 금요일 

연남동 독립서점 <초콜릿책방> 북콘서트 Tra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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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소속Universe 직업출간작가
마흔과 외로움에 관한 인문 에세이와 자기계발서를 씁니다. 독자 및 관객과 만나기를 좋아합니다. 이 글 및 책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다음 책을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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