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변호사가 없다면 인터넷에서 변호사를 선택하는 방법
변호사 광고의 문제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가 사건을 의뢰하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사정이 있어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그러면 자기가 검색해서 찾아보겠다고 하길래, 제가 연수원 동기 변호사님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지인 변호사가 없는 일반인은 결국 인터넷 검색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폐해를 너무 잘 알고 있어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친구는 자기가 열심히 검색해본 결과 믿을만한 법무법인을 알게되었다며, 돈도 비싸고, 규모도 큰 곳이라 만족스럽다고 하였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들어보니, 제가 소개해드린 변호사님은 승소가 어려운 점에 대해 설명을 좀 자세하게 했던 것 같고, 그 선임했다는 변호사는 말을 정말 잘하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신뢰를 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였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패소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변호사는 정직한 변호사이고, 무조건 이길 것 같은 분위를 주고 말로서 사람을 현혹하는 변호사는 의뢰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미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한 친구에게 뭐라고 말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혹시 법무법인 oo, 법무법인 oo, 법무법인 oo은 아니지? 여기만 아니면 그래도 나을 것 같아."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그 중 하나였습니다. 친구가 당황하길래 저는 뭐라고 하기가 어려워서 마음에 들었다니 일을 잘 해주시겠지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꼭 상담 변호사와 수행 변호사가 같은지, 연락이 잘되는지 등을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친구는 상담 변호사와 수행 변호사는 완전 다르고, 수행 변호사는 계속 바뀌고, 변호사와 연락 자체가 잘 안되고, 자신이 요구한 내용은 전혀 반영도 안해주고, 심지어 경찰 조사 때 자기 휴가니까 혼자가라는 답변까지 들었다고 했습니다.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 된 것입니다. 환불 받기가 어려운 것은 다들 잘 아시리라 봅니다.
변호사들은 변호사 업계를 잘 압니다. 그래서 피해야 할 사무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써놓았지만, 어떤 경력이 진짜인지 아닌지도 잘 알 수 있고, 실제 화려한 경력을 가진 변호사가 수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팀을 꾸려서 진행을 한다는데, 결국 제일 막내 변호사가 진행한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규모가 커보이는 변호사 사무실은 유명한 몇개의 사무실만 빼고 거의 다 별산 형태로 방 임대료만 내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것들을 알기 때문에 저는 신뢰할만한 변호사님을 소개해드렸던 것인데, 친구는 결국 광고의 함정에 빠져 절대 선임하지 말하야 할 변호사를 선임하였습니다.
검색했을 때 왜 그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무법인으로 귀결이 되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모두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노출은 대부분 광고라는 점은 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블로그나 카페의 후기는요?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광고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누가 자기 인생이 걸린 소송을 하면서 소송이 끝났을 때 후기를 정성스럽게 카페나 블로그에 쓸까요? 본인이라면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변호사도 사업인만큼 결국 마케팅은 비해갈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광고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해서 그 피해를 의뢰인이 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변호사가 직접 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를 이용해 정확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를 난립하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광고비를 누가 부담하게 되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검색하든 나오는 정도의 사무실이 되려면, 어마한 규모의 광고비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러면, 사건을 무리하게라도 수임을 해야하고, 많은 업무에 들이는 시간을 적게 해야합니다. 하나의 사건에 지나치게 열정을 쏟으면 수지가 맞지 않게 되니까요. 그래서 그런 사무실에서 일하는 어쏘 변호사들은 50-100개 가량의 사건을 진행하면서, 혹사 당하게 됩니다. 많이들 관두고 계속 변호사가 바뀌게 됩니다.
상담부터 소송 끝까지 한 변호사가 일관성있게 사건을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재판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이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증거와 주장이 안맞지는 않는지, 상대방 주장에 어떤 식으로 대응해왔는지 지속성과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자꾸 어쏘 변호사가 바뀌면 사건을 다시 파악해야하고,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그런 사무실은 그래도 계속 잘 됩니다. 문제가 많지만, 사실 의뢰인이 회사가 아닌 이상 계속 사건을 줄 가능성은 낮고, 결과나 수행 과정이 어떻든 이미 착수금은 받았기 때문에 내팽개쳐도 사실상의 법무법인에 불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의뢰인들은 법률지식이 없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안했는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배상을 해주고, 소문이 나지 않게 하기 때문에 일반인으로서는 그 사실을 알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 선택 시 변호사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장황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는 변호사가 없다면 인터넷에서 변호사를 선택하는 방법
1. 인터넷 검색 단계
인터넷에 광고만 있다고 해놓고 인터넷 검색을 하라니요. 그렇지만, 아는 변호사가 없는 이상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 때에 광고 사이에서 진짜를 찾는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변호사 프로필을 보시면서, 학력, 자격시험, 합격년도 같은 것들을 확인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위원, 무슨 연수 이렇게 화려한 경력은 써두었는데, 막상 중요 정보인, 학력, 시험 합격 횟수 같은 것들은 없을 때가 있습니다. 왜 없을까요? 당연합니다. 공개하면 불리하니까 그렇습니다. 그런것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변호사들을 굳이 선임할 필요가 있을까요? 변호사가 3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에 들어가시면, 변호사이름을 검색하면, 시험 횟수가 검색이 됩니다. 사법시험이면 사법시험 55회, 로스쿨이면 변호사시험 5회 이렇게 나옵니다. 그러면 대략 변호사가 몇 년차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당연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것도 변호사의 선택에 따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을 공개하지 않는 변호사를 굳이 선임할 필요가 있을까요? 변호사가 3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규모가 큰 곳을 선택할지 고민을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광고를 하지 않는 유명 대형로펌 몇개 이외에는 아무 상관없습니다(진짜 대형로펌은 인터넷 광고 안합니다). 오히려,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협업을 하는 사무실은 소규모 사무실일 경우가 많습니다. 나머지 규모가 큰 곳은 별산제로 전혀 관계없는 변호사들의 집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다른 변호사들 말고, 내가 상담하고 사건을 진행할 변호사의 이력을 정확히 알고 가는게 중요합니다.
2. 상담 단계
인터넷에서 학력, 경력, 시험 등을 확인해서 상담받을 곳 3, 4곳을 추려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유료상담을 추천드립니다. 무료상담은 대부분 무조건 수임하기 위해 미끼를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3,4곳을 추려서 상담 받으실 때 사무장이 상담하는 사무실은 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무장은 법률전문가가 아닙니다. 상담은 직접 사건을 할 사람이 해야합니다.
그리고, 상담 시 사건을 누가 수행하는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경력 많은 변호사를 찾아서 갔는데, 갓 로스쿨을 졸업한 생 신입이 모든 사건을 다 맡아서 하고, 경력변호사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굳이 돈을 많이 주고 그 사무실에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물론, 상담 변호사가 전적으로 사건을 수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누가 어쏘 변호사인지 확인해두시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승소가능성과 패소가능성을 적절히 알려주는 변호사를 선임하세요. 재판은 100프로 승소를 장담하는 사건은 손에 꼽힙니다. 우리는 우리 입장을 가지고 대응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대응, 증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소송입니다. 무조건 승소를 장담하는 변호사를 피하십시오.
3. 사건 진행 단계
사건 진행시 연락이 아예 안되는 변호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변호사는 업무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대부분은 즉각 즉답을 못합니다. 이런 경우는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몇날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거나, 전화 한번 하기 위해서 몇 번의 전화를 돌려야 하거나, 아니면 아예 변호사는 통화조차 어렵고 맨날 직원만 통화가 된다 이러면, 문제가 있습니다.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당사자입니다. 당사자와 소통없이 어떻게 사건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소송은 변호사와 의뢰인이 함께 싸우는 것입니다.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작성한 서면을 제출 전에 확인하는 변호사가 좋습니다. 변호사가 물론 서면은 잘 작성해서 내겠지만, 사실관계는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꼭 서면은 제출전에 보여달라고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원하는 내용을 다 안담아줄때는요? 그건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당사자분들은 법률적인 주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 넣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적절히 변호사가 빼고 넣고를 하게 됩니다. 오히려 모든 내용을 다 실어주는 변호사는 의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법리적인 검토가 없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판사님들은 컴팩트하고 잘 정리된 서면을 좋아합니다.
변호사 보수
변호사마다 보수가 천차만별입니다.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싼 변호사를 선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변호사는 본인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일을 하는 직업입니다. 즉,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변호사 보수가 너무 싸다면, 그 변호사는 사무실 유지를 위해 사건을 두 세배로 수임할 수 밖에 없고, 내 사건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 업무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비싼 변호사가 좋나요? 그것도 아닙니다. 변호사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정말 무조건 지는 사건도 뒤집는 것이 가능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가 발생했다면 그것은 운입니다. 실력이 없으면서 무조건 변호사 보수를 높게 불러 뭔가 있는 것처럼 의뢰인을 현혹하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너무 보수차이가 많이 난다면 굳이 그 사무실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가 변호사를 선임하는 이유를 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반드시 무죄라거나 이겨서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법률대응을 할 때 필요한 조력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아까 인터넷에서 상담받을 변호사 3,4을 추려서 상담을 받아보시라고 했습니다. 상담을 받아보면, 대략 적정비용이 나옵니다. 적정선에서 정하시되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더 신뢰가 가는 변호사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물론 저도 변호사로서 마케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저희 사무실은 직접 블로그를 써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변호사가 정말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많은 변호사들 중에서 좋은 변호사를 고르는 것이 가능한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