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캔버스에
멋진
그림을 그려 보려고
준비를 한다
여러 개의 붓과
많은 색의 물감과
물을 캔버스 옆에
가지런히 놓는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생각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페인트에 물을 섞어
원하는 그림을
시작한다
하늘을 그리고
구름을 그리고
쭉쭉
뻗은 멋진 나무와
멋대로 자란
풀을 그려 넣는다
흐르는 계곡물과
계곡물에 담겨 있는
크고 작은
돌멩이들을 그려놓고
보는데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구름이 너무 많고
나무도 풀도
어색하다
계곡물에 잠긴
돌멩이들은 그런대로
아기자기한데
전체적으로
원근이나 명암이
원하던 그림이 아니다
공들였지만
다른 색으로
배경을 바꾸어 본다
그림을 지우기 위해
진한 색으로
페인트를 하니
먼저
그린 그림이 사라지고
은은한
초록색 바탕이 되었다
그 위에
무엇을 그릴까 하다가
꽃을 그리고 싶어
화병을 먼저 그려본다
동그란 화병에
몇 송이의 꽃을
꽂아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어두운 바탕에
밝은 색의 꽃을
넣었더니 화사한 게 좋다
알맞은 캔버스 크기에
화병에 꽂힌 꽃들이
생화처럼 그려있다
크고 작은
하얀 꽃과 빨간색 꽃이
서로 어우러진 모습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아담한 꽃병과
아름다운 꽃들이
그려진 캔버스를
벽에 걸어보니
아주 마음에 들고
보면 볼수록 좋아
방에 걸어두고 본다
조금 힘이 들었지만
바꾸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