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따뜻해서
봄이 오려나 했더니
미련 많은 겨울이
다시 돌아와
세상이 다시 얼어붙는다
녹아서 콸콸 흐르던
계곡물이 얼어붙은
계곡에 쌓인 눈을 밟으며
숲 속의 오솔길을 걸어본다
눈을 밟을 때마다
어석거리는 소리가
숲의 정적을 깬다
멀리서
끼룩끼룩 소리를 내며
이곳을 찾아오는
기러기 소리가 들려
하늘을 보니
여러 마리의 기러기떼가
날아온다
아직은 추운 이곳
봄 여름 가을까지
정착할 곳을 찾아
정찰대가 먼저 온 것 같다
매년 3월 하순이 되면
기러기떼가 날아오는 이곳
이곳에 와서
봄과 여름을 나면서
가정을 이루고
새끼를 낳고 기르며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날아가
겨울을 나고 오는
기러기가
오는 것을 보니
추워도 봄은 봄이다
봄이라고 하지만
겨울보다
더 추운 날도 있어도
오는 길에
따뜻한 곳을 지나며
쉬엄쉬엄 오는 것 같다
추워도 와야 할 곳이고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아야
이곳에 있는 동안
편안한 것을 알기에
힘들고 고된 길이라도
올 수 있는 것 같다
잔디에 눈이 녹고
기러기가 오면
노란 민들레가
곱게 피어나는 이곳
눈발이 하나둘씩 날리고
하늘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어도
겨울을 밀치고 오는 봄
가지 않는 겨울은 없고
오지 않는 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