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호퍼 Mar 22. 2021

링컨, 마틴 그리고 존

링컨과 케네디의 평행이론

누구 여기 나의 오랜 친구 에이브러햄을 본 사람 없나요?

그가 어디로 갔는지 말해주지 않겠어요?

그는 많은 사람들을 해방시켰죠.

하지만 좋은 사람들은 일찍 죽어버리는 것 같네요.    

누구 여기 나의 오랜 친구 존을 본 사람 없나요?

누구 여기 나의 오랜 친구 마틴을 본 사람 없나요?      

당신은 그들이 지지하던 것들을 사랑하지 않았나요?                                  

그들은 당신과 나를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애쓰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우리는 자유로워지겠죠.

언젠가 곧, 그리고 언젠가 그렇게 될 거예요.


1968년에 디온 디무치(Dion DiMucci)가 부른 <Abraham, Martin & John>의 가사 일부다. 대통령 재직 중에 암살당한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 대통령,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추모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이 노래는 빌보드 싱글차트 4위까지 올랐는데, 1969년에 그룹 미라클스(33위)와 맘스 매블리(35위)가 각각 리메이크시킨 뒤, 1981년에 다시 톰 클레이(8위)가 리메이크했을 만큼 인기를 얻은 곡이다. 서정적이면서 쓸쓸한 느낌의 곡이다.   


▲ 디온의 <Abraham, Martin & John> (출처: 유튜브)


테쿰세의 저주 The Techumseh's Curse

링컨이나 케네디 전 대통령처럼 임기 중에 사망한 미국의 대통령은 모두 8명이다. 4명은 암살되었고, 나머지 4명은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  바이든까지 46명의 대통령 중에서 16.6%가 임기 도중에 사망한 것이다.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이러한 대통령의 불행이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저주에서 비롯되었다고 믿고 있다. 일명 '테쿰세의 저주'다.


쿰세는 아메리칸 원주민 쇼우니(Shawnee)족의 추장 이름이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독립전쟁을 일으킨 쇼우니 족은 10년 동안 항전했지만, 1812년 윌리엄 H. 해리슨이 이끈 기병대에게 결국 진압되었다. 이때 쇼유니 족의 추장이자 주술사인 테쿰세도 해리슨에 의해 살해되었는데, 죽기 전 해리슨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당신은 0으로 끝나는 해에 대통령이 될 것이지만, 곧 죽게 될 것이고, 그 후로도 20년마다 0으로 끝나는 해에 당선된 대통령은 임기 중에 죽게 될 것이다.”


어쨌든, 테쿰세를 제거한 해리슨 사령관은 백인들의 영웅이 되었고, 저주 섞인 예언대로 훗날 제9대 대통령(1773~1841)에까지 올랐다. '테쿰세의 저주'의 첫 희생자는 해리슨이었다. 1840년, 제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6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추운 날씨에 무려 105분 동안의 긴 연설을 강행했다. 그 여파로 해리슨은 급성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임기 중 백악관에서 숨진 첫번째 대통령이다. 해리슨을 시작으로 미국의 대통령들은 20년마다 임기 중 사망했다. 쿰세의 저주가 현실화한 것이다.


1860년에 당선된 에이브러햄 링컨이 임기 중인 1865년에 암살되었고, 1880년에 당선된 제임스 가필드 역시 취임 넉 달도 안 돼 총탄에 맞아 비극적으로 생을 마쳤다. ‘20년 징크스’는 세기를 넘겨 계속됐다. 1900년에 당선된 윌리엄 킨리 또한 1901년 무정부주의자의 총에 쓰러졌다.


1920년에 당선된 워렌 하딩은 임기 중에 병사했고, 1940년에 당선된 프랭클린 루스벨트 역시 임기를 남겨놓고 병으로 생애를 마감했다. 첫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자 1960년 선거로 당선된 존 F. 케네디는 3년 후 암살범의 총탄에 희생됐다.


그러나 1980년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은 암살범의 총탄을 맞았으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레이건은 140년 동안 지속된 ‘테쿰세의 저주’를 극복하고 임기를 무사히 마친 첫 대통령이 되었다.


▲ 2010년에 개봉한 지진희 주연의 영화 <평행이론(왼쪽)과 2014년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되었고, 2016년에 개봉한 영화 평행이론(오른쪽)


링컨과 케네디의 평행 이론

'평행 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사람의 운명이 같은 식으로 반복된다는 이론"을 말한다. 역사상 평행이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다. 우리의 삶과 인간의 역사는 비슷한 양상을 띠면서 반복된다고 한다. 하지만, 100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두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된 공통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다.

 

1. 링컨과 케네디는 100년 차이로 하원 의원에 당선되었다(링컨 1846년, 케네디 1946년)
2. 링컨과 케네디는 100년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링컨 1860년, 케네디 1960년)
3. 링컨과 케네디는 대통령 재직 중 모두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4. 사망한 날이 금요일이었다.
5. 암살 당시 부인이 옆에 앉아 있었다.
6. 링컨은 포드 극장에서, 케네디는 포드에서 만든 링컨 자동차에서 사망했다.
7. 링컨을 암살한 부스는 극장에서 암살하고 창고로 도망친 후 체포되었고, 케네디를 암살한 오스왈드는 창고에서 저격하고 극장으로 도망갔다가 붙잡혔다.
8. 링컨과 케네디가 암살된 뒤 뒤를 이은 부통령의 이름은 모두 존슨이다.

9. 링컨의 부통령 앤드루 존슨 1808년생, 케네디의 부통령 린든 B. 존슨은 1908년생으로 100년 차이가 난다.

10. 링컨 대통령의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는 1839년생,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는 1939년     생으로 100년 차이가 난다.
11. 링컨과 케네디 모두 백악관에 있을 때 자식 중 한 명을 잃었다.
12. 링컨 대통령의 비서 이름은 케네디였고 케네디 대통령의 비서 이름은 링컨이었다. 두 비서들은 암살 당일에 모두 그 장소에 가지 말라고 말했다.
13. 링컨과 케네디 모두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24세의 여성과 결혼했고, 두 부인 모두 결혼한 뒤 40년이 지나서 사망했다.
14. 링컨(Lincoln)과 케네디(Kennedy)의 알파벳은 7자이다.
15. 대통령직을 승계한 앤드류 존슨과(Andrew Johnson)과 린든 존슨(Lyndon Johnson)의 알파벳은 13자이다.
16.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와 리 하비 오스왈드(Lee Harvey Oswald)의 알파벳은      15자이다.


<참 고>

‘평행이론’ 세상에 처음 알린 사람은 프랭크 조셉이라는 고고학자다. 조셉은 아틀란티스 시대를 연구했는데, 자신보다 100년 앞서 아틀란티스 시대를 연구한 고고학자 이쿠나치우스에 대해 조사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자신과 이쿠나치우스가 학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생년월일, 일상적인 면까지 100년의 시차를 두고 동일한 삶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셉은 자신과 이쿠나치우스에게서 우연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충격적인 운명 규칙을 발견하고 링컨-케네디, 나폴레옹-히틀러  등 역사적인 사례를 모아 ‘평행이론’에 관한 학설을 발표했다.


모든 것이 ‘평행이론’에 따라 100년 전 인물의 운명을 반복하고 있음을 확신한 조셉은 이쿠나치우스가 심장발작으로 죽은 1901년 1월 1일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1년 1월 1일 심장발작을 일으켰다. 하지만, 조셉은 미리 준비했던 약을 먹고 회생하면서 스스로 ‘평행이론’에서 벗어나 더욱 화제가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 해고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