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걸어간다.
나의 꽃이 그의 가시가 될 수 있고,
그에게 시원한 그늘이 내겐 깊은 어둠이 될지도 모른다.
비를 맞고 싶은 사람에게 우산은 짐이 되고,
여름날의 나에게는 담요가 불필요한 온기가 된다.
진정한 배려는 폭우처럼 퍼붓는 것이 아닌,
갈증 난 이의 입술에 닿는 한 모금의 물처럼
필요한 순간에 다가오는 것.
이것이야말로 어둠 속에 비추는
한 줄기 빛 같은 다정함이 아닐까?
배려는 그렇게 서로의 필요를
조용히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