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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Dec 28. 2022

빛으로 오시는 분

성탄절

낮잠도 안자고 하루종일 밖에서 엄청 신나게 놀았는데 두시간 넘게 하는 성탄 전야 미사에서 짜증 한번 안내고 두손 모으고 기도하는 작고 소중한 두손이 어찌나 이쁘고 사랑스럽던지.미사 시간을 잘못 알아서 한시간 전에 도착한 덕에 오랜만에 고해성사를 하고 성체를 모셨다. 미사 전에 불이 다 꺼져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는데 평소 같으면 무서워서 울었을 한별이에게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 오고 있다고 조용히 말해주니까 “ 엄마 나 안무서워. 예수님은 빛이니까“ 아이의 말에 갑자기 가슴이 뜨끈하게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나도 반짝 반짝 빛이야“ ” 그럼, 한별이도 어둠을 비추는 빛이야. 우리는 모두 반짝 반짝 빛나는 빛의 존재야”


올 한해 나에게 빛을 비춰준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서운하고 미안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기도를 했다.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성탄절이다. 엄청나게 큰 선물을 받은 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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