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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란 Aug 27. 2023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차이나는무비 플러스 



가자 가자! 길 따라 영화 따라 <차이나는무비 플러스: on the Road>!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의 몸이 뒤바뀌며 발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2016년 개봉한 로맨스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로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누르고 59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에서 수상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림  출처: 다음 영화

1부는 영화 소개, 영화 감독 소개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국내 개봉 일본 영화로는 최초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스즈메의 문단속>의 흥행은 OTT로 극장가가 침체되었다고 할지라도 완성도 높은 작품은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한편 2023년 들어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흥행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가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2023년 1분기 한국 영화 점유율은 29.2%로, 65%였던 2019년 대비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한국 영화 매출액은 4,677억원으로, 2023년 1분기 2,731억원 대비 2,000억원 정도 많았습니다. 물론 작금의 상황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50~60% 수준을 회복하는 상황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회복을 견인할 한국 영화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을 완료한 작품 70~80편이 2~3년 째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지만, 문제는 지금 제작사와 배급사 측에 극장의 회복을 이끄는 작품이 부족합니다. 국내 <스즈메의 문단속>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도 지금 한국 영화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한편, 꿈꾸미는 박스오피스를 근거로 영화 산업을 파악하는 기존의 방식은 OTT, IPTV, VOD 등 영화 배급방식이 달라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흔히 영화 산업 구조를 파악할 때 활용되는 자료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입니다. 전국 영화관의 입장권 발권정보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이 시스템은 2003년 구축되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근간을 파악하는 기초자료를 생성해왔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입장권만 집계하는 이러한 통계 데이터는 영화 수입 대부분이 극장 상영에 의존하던 과거에 유효했던 것으로, 지금의 영화 시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부가수익, IPTV, VOD 서비스 등 영화의 수익모델이 다각화된 지금, 한국 영화 산업 규모 추정시 전체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하는 영화관 입장권 판매량만으로 시장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따라서 한국 영화가 위기에 빠졌다는 진단에 앞서,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부가수익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영화산업 통계 시스템을 개선을 하거나 부가수익 통계를 따로 집계하는 등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통계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꿈꾸미는 한국 영화 산업을 논할 때에는 이제 OTT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영화의 제작, 배급, 상영을 하나의 기업이 겸하는 이른바 '수직계열화'는 자사배급 영화에 특혜를 제공해 영화 산업 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한국 영화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예컨대,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 배급한 영화를 CGV에서 상영할 때 자사 배급 영화를 밀어주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기존에는 '제작'이 '배급'과 '상영'을 장악하는 방식이었다면, OTT 플랫폼이 등장한 지금은 '상영'이 '제작'과 '배급'을 주도하는 '역수직계열화'가 나타나는 상황으로 변화했습니다. 따라서 영화 산업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DVD, IPTV, VOD 서비스 등을 영화산업 통계에 포함하는 새로운 통계와 함께 OTT 플랫폼 등장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도 함께 고려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2부는 ‘차이나는 한 장면’과 ‘차이 나는 대사’를 담은 코너입니다. 영화 속 기억에 남는 대사나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가지고 이야기 나눕니다.

<너의 이름은> 일본어 원제는 <君の名は>, ‘키미노나마에’가 아닌 ‘키미노나와’이다. 원래 일상 회화에서는 '나마에(名前)'가 맞지만, 원제에서는 문어체로 '나'를 사용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책사‘는 문어체 제목은 오래된 흑백영화이던 <君の名は(키미노나와)>라는 영화를 연상시키기 위함이기도 하고, 일본 시조에 많이 쓰이는5.7.5 음수율에 맞춰 다섯 글자로 구성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아 잠도 많은 '꿈꾸미’는 쿠치카미자케라는 술을 해시태그로 선택했습니다. '미츠하'는 작은 시골 마을의 무녀가문 장손녀로, 극 중에서 가문의 전통에 따라 입으로 씹어 술을 만듭니다. ‘타키’는 ’미츠하'가 만든 쿠치카미자케에 '미츠하'의 혼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마시는데요, 술을 사랑하는 ‘꿈꾸미‘는 쿠치카미자케가 '타키'와 '미츠하'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등장하는 이 장면을 '차이나는 한 장면'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때 '책사'는 무녀 가문의 장손녀인 '미츠하'의 이름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무녀들의 계보를 보여주는 이름이라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극중 미츠하의 할머니 이름은 첫번째를 뜻하는 '히토하', 엄마는 두번째를 의미하는 '후타바', 미츠하의 이름은 세번째를 뜻하고, 그녀의 동생 '요츠하'는 네번째를 가리킵니다. 이처럼 극중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신녀/무녀들의 연결고리가 암시되는 부분은 일본통인 책사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영화 속 디테일입니다.


#황혼

책을 사랑하는 '책사'가 선택한 장면은 시공간이 달라지는 호수에서 ‘타키‘와 ‘미츠하’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부르면 들리긴 하지만 보이지 않고, 이름을 쓰더라도 보이진 않는 그 상황은 어딘가 황혼의 분위기가 납니다. 사실 영화 도입부에 이에 대한 복선이 있었는데요, 칠판에 적힌 '황혼시(黃昏時)라는 글자가 바로 복선입니다. 영화 맨 첫 장면에는 일본 고서인 만역집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타소가레(たそがれ)'라는 글자가 판서되어 있는 칠판이 등장하는데요, 칠판 속 이 글자는 해가 어둑해져 상대의 얼굴이 식별되지 않아 헷갈리는 상황에서 미츠하와 타키가 만나는 장면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그림 출처: 다음 영화


#동감

지갑은 텅 비었지만 지식은 충만한 ‘신여성’은 유지태와 김하늘이 출연했던 2000년 개봉작 <동감>을 해시태그로 선택했습니다. '타키'와 '미츠하'는 3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세계를 공유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만날 수 없던 두 사람이 연결되는 모습은 <동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동감>의 두 주인공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마주치지 못하는데 20년 후 무선통신으로 연결됩니다. 같은 시간, 같은 날짜에 가보니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음을 발견하는 <동감>은 다른 세계 속 두 인물이 마주하는 <너의 이름은>과도 유사하지요. 


#세월호 참사

더불어 신여성은 신카이 마코토가 작품 속 녹여낸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쓰던 때 세월호 참사에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마을이 몰살되는 상황에서도 거기에 있으라는 안내 방송은 세월호 참사 때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던 선내 방송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온 몸을 다해 잊으면 안 되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려는 모습 역시 세월호 참사 당시 모토였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감독의 감수성이 반영된 이러항 장면들은 세월호 참사 때 집단적 슬픔에 빠졌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막달린 중국영화는 필요없는 ‘자영업’이 선택한 차이나는 한 장면은 ‘미츠하‘의 몸에 들어간 ’타키‘가 자고 일어나서 자기 가슴을 더듬는 장면입니다. ‘한 번 밖에 만지지 않았어'라는 대사는 네이버 영화 명대사 2위로 꼽히기도 했다는데요, 자영업의 젊은 나이가 드러나는 선택이었습니다ㅠㅠ)


3부는 ‘영화 속 그곳에 가고 싶다’ 코너입니다. 시즌 3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킬러 콘텐츠. 영화를 보고 떠오른 역사, 문학, 음악, 철학은 물론, 스토리가 있는 영화 공간을 소개합니다.

<너의 이름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소는 실존합니다. ‘타키'가 사는 동네는 일본 도쿄의 신주쿠로, 영화 속 신주쿠의 모습은 실제 모습과 대체로 유사합니다. 교차로, 스타벅스 등  도쿄 시내의 모습을 똑같이 그려냈기에 도쿄에 가본 적이 있으시다면 반가우실 겁니다. 매우 아름답게 그려진 ’미츠하‘와 ’타키‘가 다시 만나는 신사도 도쿄에 있는 스가신사를 방문하시면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미츠하'가 사는 이토모리라는 가상의 동네는 감독의 고향인 나고야와 가까운 일본 기후현을 배경으로 합니다. 특히 운석이 떨어진 스와호수 역시 영화 속 모습과 매우 흡사한 실제 호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 출처: 씨네21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출판가에 일본 여행책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오사카/도쿄는 가장 인기가 많은 여행지입니다. 오사카에는 역사적인 볼거리들도 많습니다. 재일조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 오사카이기 때문에 동포타운에서 하는 시장도 다녀와보시길 권유합니다. 또, 애니메이션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도쿄에 있는데 2022년 11월 감독의 고향인 나고야에 지브리 테마파크가 개장되었으니 여행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자막달린 중국영화는 필요없는 ‘자영업’은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일본 비평가, 문학인, 철학자, 교수들이 공저로 내고 동아시아 철학을 전공하는 윤여일 선생님이 번역해 출판된 책, 『사상으로서의 3.11』입니다. 책 이름 속 3.11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날입니다.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은 단순한 재난사건이 아니라 근대인의 고도성장에 대한 신화, 안전/원자력에 대한 신화를 한번에 무너뜨린 사건으로, 일본의 분기점으로도 평가됩니다. 최근 기후위기로 재난이 더욱 잦아지는 지금, 이 책을 통해 인류세 시대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안적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차이나는무비 플러스: on the Road>!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가자, 가자! 길 따라 영화 따라 <차이나는무비 플러스: on the Road> 출발~~.


ㅣ팟캐스트ㅣ

더 자세한 내용을 들으시려면 팟캐스트 팟빵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3254


ㅣ네이버 오디오 클립ㅣ

오디오클립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차이나는무비on the Road : 오디오클립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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