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 루틴 속에서 발견하는 내 마음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이 서재를 채웁니다. 창문 너머로는 아직은 불 꺼진 창으로 가득한 어둠의 도시가 보이지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거실 건너편 아파트 숲 속에도 하나 둘 불빛이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른편 고층 건물들도 서둘러 불을 밝히며 출근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밤새 수고한 신호등이 졸린 눈을 비비며 밤을 지킨 황색등을 꺼버리고 파랑과 황색, 빨강 사이로 오가기 시작하는군요.
그 불빛들은 마치 각자의 인생이 오늘도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처럼 보이죠.
그래서 저마다의 루틴이 세상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듯합니다.
그런데 요 며칠, 제 루틴은 잠시 멈췄습니다.
마눌은 수술받느라 병원에 있고, 보배단지는 유행성 독감에 걸려 고열로 학교도 가지 못하고 이불속에서 끙끙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돌보다 오히려 제가 옮았네요. 다행히 보배단지는 하루가 다르게 낫고 있구요.
“아빠, 미안해, 나 때문에...”
“아냐, 아빠가 너 독감 가져왔으니까 넌 괜찮을 거야. 아빤 너보다 건강하니까 이겨낼 수 있어.”
그리고 보배단지가 잠을 자는 동안, 캐나다에 있는 의사 친구에게 증상과 어떻게 처방하는 게 좋은지 묻는 톡을 날렸습니다. 실내 온도가 22도인데 너무 춥게만 느껴지는군요. 아마 저에게도 고열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하루하루는 예측 불가능했고, 저는 그 사이를 뛰어다니며 야구장에서 외야와 내야를 오가는 선수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요. 그러다 이제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그 이름을 지우고 여전히 경기에 나갑니다.
루틴은 흐트러졌지만, 마음은 그렇게 불안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Pause 버튼’을 누를 줄 아는 여유, 그것이 루틴의 또 다른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루틴이란 멈춤조차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의 리듬’이 되니까요.
우리는 지금 ‘루틴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은 모든 것을 세분화하고, 하루는 수많은 분업의 조각들로 나뉘었지요. 하지만 삶이 정교해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파편화됩니다. 그래서 루틴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혼돈 속 질서를 세우는 개인의 예술이 되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격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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