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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Sep 22. 2017

지중해의 길냥이들 스물한 번째 이야기

가을 고양이...

여름이 멀어진다.

활짝 핀 꽃들 위로 날아다니는 꿀벌들은 자취를 감추고,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뜨겁던 여름이 저만치 멀어져 간다. 

그 여름이라는 껍질이 벗겨져 나간 냥이들의 보금자리에 

노란 물감이 퍼져나간다. 

 


여름 내내 소란스럽던 한심한 인간들이 빠져나간 바닷가는 

낮은 파도소리만 철썩 거릴 뿐..


냥이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를 즐긴다.

가을 

아... 가을 

눈을 감고 가을 냄새를 맡아봐

헐...

오스카! 내 방귀 냄새 말고 

가을 냄새를 맡으라고!!!

칫...혼자 참치 먹었구먼..


아~~

누가 내 감성을 이해해 주려나???

난... 

가을은 좋은데 

강아지 풀은 싫어.

강아지들 만큼이나 귀찮아.

이왕이면 고양이 꼬리 풀이라고 하지

왜? 왜? 왜? 

강아지냐고..???

가을..

그거 먹는 거냐?

가을은 먹는 거 맞아.


천고묘(猫)비의 계절

고양이가 살찌는 계절이라고 하잖아.


그래 天高馬肥 보다는 天高猫肥 가 어울리지..


인간아... 

천고묘비.. 알겠지? 

가을이 됐으니 좀 더 맛난 음식들을 가져오렴..

그래..

가을 

가을은 고양이가 살찌는 계절이고

가을은 고양이가 낮잠 자는..

아니 아니..

사색하는 계절이야.


난 저기 가서 사색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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