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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by 문학소녀


겨우내 얼었던 눈이 녹고

새 햇살 내리쬔 곳마다

나뭇가지 망울망울

삐쭉삐쭉 새 순이 돋았다


봄 오신 것을 보았나

봄 오신 것을 들었나

해 뜨면 나가자 앙앙거리는

우리 집 똥꼬 발랄 둥이


강아지 동동거리는 사이

새초롬히 올라온 봄잎사귀가

어느새 꽃 틔울 준비를 하더니


밤새 작은 꽃주머니에서

퐁퐁 팝콘 터지는 소리가 나고


하얀 미소 띤 하얀 아기 목련이

빼꼼히 세상 밖으로 앞다투어 고개를 내민다


똥꼬 발랄 우리 집 둥이

종종거리며 나가자 보채는 아침


언니는 단지 안에 꽃망울 터뜨린

목련을 보느라, 그 새삼스러운 것을 보느라

넋을 잃고 말았다


목련 아래 입을 벌리고 서 있으면

달콤한 팝콘 한 줌 후드득 떨어질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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