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by 문학소녀




어떤 날보다도

오랫동안

나는 교실의 창가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창으로 스며든 햇살마다

우리들의 이름이 투명하게 스며들고


그 사이 저마다의 꿈이

편린처럼 스쳐 보이던 날


우리의 숨결이 묻은 교실,

우리가 앉은자리는 그대로인데


우리의 내일은

어제와 다른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는 날이었다


작게 고동치는 심장 소리처럼

열아홉의 나는 가만히

그 시간의 속사포를 듣고 있었다


우리의 말은 서툴렀지만

그 사이에는 아기자기한 추억이 있었고


마주 보며 웃던

단발머리 여고생들은

이제 서로의 등 뒤에서

각자의 내일을 조용히

토닥거리고 있었다


열아홉의 꿈

열아홉의 희망

그리고 열아홉의 무게

졸업은

내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일의 문으로 들어서는 것임을


열아홉의 그날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까


창가에 머무는 빛처럼

아른거리는 우리의 꿈도


언젠간 선명히

우리 곁에서 빛나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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